이것저것
ü 놀기
드디어 마지막인 ‘놀기’ 차례야. 솔직히 이 편지의 모든 말이 네게 꼭 전해주고 싶은 말들이지만, 그중에서도 꼭 해주고 싶은 말에 손꼽히는 게 지금 이야기할 ‘놀기’야 뭐 요즘 사회적으로 “취업이 안된다”, “뭐 더 힘들어진다고 해서 “요즘 대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공부해야 한다. 그런 말들이 많더라고.” 그런데 이거 조금 잔인한 말인 것 같아. 분명히 옛날에는 이러지 않았어. 언제는 대학만 나오면 취직됐다면서, 그러면서 ‘요즘 애들은 노력을 안 해서 취직을 못하는 거 아니냐’, ‘1학년 때부터 공부해야 되지 않냐’는 말들을 많이 들어. 그런데 이런 세상을 만든 건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말들을 하는 어른들이란 말이지. 진짜 딱 능력만 놓고 봤을 때, 그 당시 대학생들과 지금 대학생들과 누구 능력이 더 좋을까? 흠... 최소 동등하거나 지금 대학생들이 더 좋지 않을까? 뭐 전공능력은 비슷하다고 쳐도, 외국어 능력이나, 부수 능력은 예전 대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평균적으로 요즘의 대학생들이 더 나을 것이고, 이런 능력들이 전공과 합쳐졌을 때, 아무리 생각해도 요즘 대학생들의 능력이 더 우 위지 않을까 생각해. 그런데도, 어른들은 취업준비 더 열심히 하라 그러고, 더 노력해야 된다고 말씀하시지. 물론 우리 세대의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니까 따라가야 된다는 생각일 수도 있지만, 그걸 만든 사람들도 어른들이니까. 아무튼 우리가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뭘까? ‘놀기’야. 또 뭔 소리인가 싶지? 내 말은 맨날 술 먹고 놀러 다니라는 허황된 이야기는 아니니까 들어봐. 거시적으로 청년 실업률은 맨날 문제래. 그런데 우리 주변을 보면 진짜 다 나름대로 열심히 각자 취업 준비하고, 공부하고 하거든? 근데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안 보이고, 어른들은 노력을 더 해야 된대. 그러면 무작정 공부하는 게 아니라 다른 걸 해보는 거지. 취미를 찾으면서 좋아하는 걸 찾아보고, 외국어도 공부해보고, 운동도 해보고. 대외활동이나 인턴, 공모전, 창업 등을 하면서 하고 싶은 걸 해보기도 하고. 책도 읽고, 유튜브도 보고. 이 외에도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놀아. 어차피 공부해도 취업하기 힘든데, 아예 다른 걸 해보는 거지. 한 1, 2학년 때까지 이것저것 경험해보고, 경험이 의미 없다고 느껴지면, 그때 진짜 힘들게 공부해도 늦지 않아. 만약 경험 중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면 이제 그 경험을 살리고, 네 전공과 시너지 낼 길도 찾고, 너만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거지. 만약에 네가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놀았다면 2년 후 넌 주변 친구들보다 더 성장했을 거야. 뿐 만 아니라 그걸 바탕으로 더 성장할 잠재력도 주변 사람들보다 많겠지.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단순히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진짜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었어. 그 다양한 경험들을 크게 크게 써본 게 이 대학생활 이야기이고. 이걸 하나로 묶어서 이야기하고 싶어서 마지막 주제가 ‘놀기’였던 거야. 그리고 이 주제 이름을 ‘놀기’로 정한 이유가 있는데, 혹시 알까? 이 경험들을 하는 것을 추천하되, 의무적으로 해야 된다고 생각하면서 너무 부담 갖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어. 말 그대로 노는 걸로 생각하면서 즐겨. 즐겁지 않은 건 안 해도 돼. 그래서 앞선 것들 중에 즐거운 것들을 찾는 게 너의 몫이야. 경험에는 크고 작은 게 없어. 그냥 관심 있는 건 다 즐겨. 대신 하나만 하는 것보다 무조건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는 게 좋아. 예를 들어 술 마시는 취미에 빠진다거나, 게임 같은 것에만 빠져서 하루 종일 그것만 붙들고 있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아. (술, 게임 비하 절대 아님. 난 오히려 적당한 술이나, 게임은 아주 훌륭한 취미라고 생각해!)
- 주의점
앞서 말한 ‘놀기’를 난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그래도 몇 가지 주의할 것은 있어. 앞에 말한 대로 한 가지에만 너무 빠지지 않는 거. 물론 한 우물만 파고,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되는 것은 좋지만, 그건 전공분야에서. 만약 네가 그렇게 만들고 싶은 분야를 만났으면, 그때 제2의 전공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따로 공부하고, 경험하는 거지. 그때도 시간이 되면, ‘놀기’는 다양한 분야에서 많이 해보면 좋을 것 같아.
두 번째는 뭐든 헤어 나올 수 있어야 돼. 너의 전공을 계속 신경 쓰면서. 다양한 경험들의 목적은 결국 너의 전공을 더 살리기 위한 소스이지, 중심은 아니야. 이걸 잊지 말고, 뭘 하든 주객이 전도될 만큼 빠지는 건 절대 안 돼.
마지막으로 전공에 관한 체험이나, 공부는 틈틈이 해둬. 두 번째랑은 조금 연결되는 이야기지? 1, 2학년 때 진짜 실컷 놀아도 되는데, 3학년, 아니 2학년 이후에 네 전공에 대한 감을 잃지 않고, 전공에 대한 너의 수준이 어느 정도 만족할 수준은 되어야지. 또 2년 동안 공부 안 하다가 갑자기 공부하려고 하면, 잘 안되니까 어느 정도는 공부하고 있어야지.
이렇게 ‘놀기’도 마무리됐네. 이렇게 끝내면 아쉬우니까, 쿠키영상 느낌으로 짤막한 이야기를 하나 더 넣어놨지. 끝까지 읽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