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마 서러워
미니멀리스트도 아닌 내삶이 많이 가벼워졌던 순간이 있다.
그때에 나는 모든게 불필요하다고 느껴졌다.
나가지도 않는데 입지도 않는 옷이 눈에 거슬린다는 이유로 옷장에 절반이상의 옷을 버렸다 .
그저 자주 안입는다는 이유로.
주방에 그릇들은 요리를 잘 안한다는 이유로 .
수납장들은 집 안 살림을 거들어 냈으니 필요없다는 이유로.
그렇게 다 비워 냈더니 후에 방 3칸짜리 아파트에서 9평짜리 원룸으로 이사를 했을 때 짐은 알맞게 맞아 있었다.
집안에 있는 물건들이 그러했던것처럼 사람들과의 관계또한 마치 내가 업고있는것 마냥 무겁게만 느껴졌다.
극심한 우울증으로 인한 낮은 자존감탓에 타인의 눈을 피하기 바빳던 나는 그들의 관심이 불편했다.
더불어 운동을 하지 않아 살이쪘고, 반려동물로 인한 피부염은나날이 심해졌다.
그래서 인지 지인들 뿐만이 아니라 사람들을 만나고싶지 않았다.
밖으로 나가고싶지 않았다.
전화번호를 바꾸고 이 세상에서, 심지어 나에게서 조차 내 존재를 숨겼버렸다.
한해가 지나 봄이오기 전까지 .
서울로 되돌아 온 후에는 억지로 라도 사람들을 만나보려 노력 했다.
어떤것 부터 시작해야 할까,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참 많이 고민했었다.
일단 되돌아가자 예전 모습으로.
그게 내가 생각했던 첫번째였다.
운동부터 시작했다 .
이미 십키로가량 살이 붙은 거울속 내모습이 너무 한심했고 미워보였다.
그리고 친했던 지인들과 다시 연락을 하기 시작했고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도 만들어 갔다.
한달 두달 세달 시간은 점점 흘러 어느덧 1년 정도가 지났을 때 살은 많이 빠져있었고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들도 지인이라고 말할수 있는 사이가 되어졌다.
그 1년 이란 시간동안 나는 어떤일을 시작할지 정한 것 빼고는 시골로 잠시 요양을 다녀오거나 지인들과 술을 마시거나 운동을 하며 시간을 보냈었다.
그렇게 나는 내 우울증이 다 나은줄만 알았다.
그런대 언제부터인가 일상이 단조롭게만 느껴졌다.
무엇을 해도 즐겁지가 않았다.
설레는 일도 당연히 없었으며 누가 봐도 화낼만한 일에 조금도 화가 나지 않았다.
인생이 재미가 없어졌다. 사는게 무의미 해졌다.
그저 사람들이 귀찮아 졌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다.
몸 무게는 10키로나 감량했는데도 왜이리 무겁게만 느껴 지는지 마음처럼 움직이질 않았다.
나는 점점 무기력 졌으며 감정 또한 사라져갔다.
그리고 수년만에 다시 병원을 찾아 갔다.
진단은 위험수준으로 조현병의 일종인 감정둔마가 의심될 정도였다.
치료는 감정을 다시 살리는 것부터 시작되었다.
몇달간 약을 먹고 상담을 진행하다 보니 감정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슬픔. 화남. 즐거움. 설레임 등
하지만 감정의 기복이 너무커 몇 달간은 그 중심을 잡느라 힘들었다.
그렇게 점점 나아 지다보니 나도 모르게 지나친 우울증으로 인해 날아가버린 2년이란 시간들이 너무 아쉬워졌다.
그 즈음이였다.
내가 글을 쓰고 싶게 된것 , 해 보고싶은 일 을 찾게 된것 말이다.
하고싶은 일이 생기니 주변 정리는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됬다.
늘 술먹자 놀자 부르던 친구들과 정말 친했던 친구들에게도 우리 심심할 때 말고, 정말 보고싶을 때 보자며 선을 긋고 나만의 시간을 만들었다.
무리하며 받아오던 사진작업 또한 3곳중 2곳을 그만두니 마음의 여유까지 생겨났다.
물론 그만큼 경제적으로는 조금 덜 여유로울순 있겠지만 내 우선사항은 돈이 아니니 상관없었다.
글을 쓸 때 마음이 편해진다.
또 나 스스로가 안정적으로 변해 간다는걸 느끼고 있다.
현재는 성인 ADHD진단을 받아 우울증과 함께 동시에 치료를 진행중 이지만, 그저 인생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일이라고 생각 할뿐.
갑자기 나아지진 않을 것이다. 기대하지도 않고.
다만 언제가 때가 된다면 “ 아 그땐 조금 힘들었지 ” 라고 가볍게 말할수 있을 때까지 묵묵히 내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싶다.
그 즈음 이면 장편으로 2-3권은 나오겠지..? 껄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