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은 내친구
느즈막이 점심쯤 눈을 떴을 때 옆에있는 너를 보았다.
곤히 자는 너를 깨우지 않기 위해 조용히 거실로 나와 창밖을 바라보았다.
새벽부터 내리던 비는 창틀을 적셔 놓았다.
담배연기와 하늘의 색이 비슷한걸 보니 아마 비가 더 내릴 듯 싶다.
거리는 텅 비어있고, 지금 이 공간또한 너무나 고요하다.
이불의 사각거리는 소리가 정적의 마침표를 찍는다.
문틈 사이로 보이는 침대 밑에 떨어진 옷들은, 말없이도 어젯밤 무슨일이 있었는지 보여준다.
어제의 나는 스스로도 설명할수 없는 이 불안감과 흩날리는 어지러움을 몸으로서 너에게 뱉어 내었다.
시큰하게 울기도 했고, 킁 거리며 코도 풀고.
그런 나를 너는 기꺼이 안아주었지.
그렇게 감정을 다 토해낸 몸은 발칙해졌고,
침대 위에서의 우린 더 없이 솔직해 질수 있었다.
이렇게 다시 난 한동안 아픔을 견딜수 있을 것이다.
마치 퇴고 전의 글을 쓴것처럼, 모든 감정을 다 쏟아낸후 다듬어 주었고 또 보듬어 주었으니.
나는 무거운 침묵과 느슨한 고요 그 사이에서 글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