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속으로 들어가다

에든버러 한인 투어에서 느낀 점

by 일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해리포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꿈꾸는 여행지다. 물론 해리포터가 아니더라도 스코틀랜드만의 중세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정말 도시 전체가 회색 도시의 느낌을 풍긴다). 런던과 파리는 자연이 없다 보니 유럽의 자연도 느낄 겸 스코틀랜드를 선택한 것도 맞지만, 생각해 보니 처음에 스코틀랜드까지 가려고 한 것도 순전히 히스토리 보이즈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는 위스키를 좋아하기도 하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막연히 스코틀랜드의 문화와 분위기에 관심이 갔다. 덧붙여 좋아하는 연극의 배경이라 궁금하기도 했고(이 연극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 비록 아직 위스키에 대한 배움이 부족한 탓에 스코틀랜드까지 가서 위스키 한 잔도 마시지 못한 게 매우 아쉽지만, 3박 4일 동안 제대로 된 위스키 투어를 하기엔 어려우니 다음엔 위스키를 테마로 스코틀랜드에 다시 오고 싶다.



에든버러 길거리



2주 동안 투어 계획이 하나도 없었는데, 아무래도 스코틀랜드의 자연을 느끼려면 투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무조건 추천이라는 사람도 많아서 하기로 결정한다. 하이랜드 투어, 스카이섬 투어 등이 있지만, 스카이섬 투어는 기본 2박 이상이라 당일 투어도 가능한 하이랜드를 선택했다.



그리고 수많은 투어 중 어떤 업체를 선택할지 고민에 빠진다. 당연히 한인 투어를 선택하는 게 편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자연과 풍경을 느낄 때 언어가 무슨 대수냐는 생각으로 현지인 투어도 고민한다. 가장 큰 이유는 사실 우린 둘 다 해리포터에 관심이 없어서 하이랜드 한인 투어에 해리포터가 강조되어 있는 게 별로 달갑지 않았고(왜 강조되어 있는지는 직접 경험하고 깨달았지만), 오히려 일정에 네스호가 있는 투어가 더 끌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한인 투어가 편할 거 같아 한인 투어를 선택한다.



우리가 선택한 한인 투어는 스코틀랜드 정부에서 승인된 첫 한인 가이드 투어 전문 여행사라고 해서 믿음이 갔다. 그렇게 투어 당일 8시 10분에 맞춰 애덤 스미스 동상 앞에 도착한다. 함께 투어를 떠나는 사람들은 부부 한 쌍, 혼자 오신 여성분들, 그리고 우리까지 총 6명. 기본적으로 매우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들이라 편안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별 관심이 생기지 않았던 글렌피넌(Glenfinnan)은 해리포터를 봤든 안 봤든, 좋아하든 안 좋아하든 전혀 상관없이 경이로웠다. 실제로 이곳에서 해리포터 목도리를 두르고 있는 사람들을 마주했다. 해리포터를 잘 모르는 우리도 이렇게 벅찬데, 그 사람들은 어떤 감정을 느낄까. 아마 다음 날 에든버러 시내에서 우리가 느끼게 되는 감정과 비슷할 거라 생각한다.



해리포터 기찻길, 글랜피넌



그리고 이 한인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기차가 지나가는 걸 본 이후에 시작된다. 3시에 꼭 출발해야 한다 하셨고, 우리 팀은 착실하게 차로 모인다. 아, 이때를 대비해 오른쪽에 앉는 걸 추천한다. 모르고 마주했을 때 그 감동이 훨씬 크기도 하고, 이런저런 사정에 따라 못 할 수도 있으니 블로그나 리뷰에 남기지 말아 달라는 말도 하셨으니 이 정도로 마무리한다.



가이드님께서 스코틀랜드 전통 의상을 입고 오시고, 어떻게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시는 것처럼 보였다. 잘 모르던 해리포터를 보면서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공부도 하시고. 그 결과, 관광객들에게 정말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선사해 주는 모습이 감동이었다. 이 시간 자체가 주는 감동도 크지만, 나는 가이드님의 태도에서 더 깊은 감명을 얻었으니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전달됐을 거라 믿는다. 우선 해리포터를 좋아한다면 무조건 이 투어 선택하는 걸 추천한다. 시간 엄수도 필수고.



그리고 이걸 2년 넘도록 하시면서 새로운 인연도 만들어 내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자기 일을 사랑하고,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분명 어떤 식으로든 멋진 일이 생긴다는 믿음에 확신이 덧칠해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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