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도 아꼽다 (제주 방언)
=너무 사랑스럽다, 참 귀엽다
오늘은 영상을 만들어 봤어. 사실 전에 몇 번 시도했다가 힘들어서 그만둔 적이 있었어. 대체 카메라를 어디에 어떻게 둬야 하는건지, 아무리 각도를 조절해도 어려웠어. 그리고 참 희한하게, 녹화가 시작되면 글씨를 너무 못쓰는거야. 연습할 땐 잘만 되던게. 그래서 포기했었어. 그로부터 거의 1년이 지났네. 오늘 다시 해보면서 생각해보니, 봄 역시 꼭 1년 만에 돌아오잖아. 봄에 생명이 다시 움트는 것처럼 나의 일부도 그렇게 돌고돌아 다시 뭔가를 하게 된 건가. 참 이상하지. 봄의 생명을 읽어봤을 뿐인데, 나한테서 씨앗이 발아되는 것 같아. 이건 봄을 노래했기 때문일까? 아님 1년을 돌아 다시 영상을 찍어서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묵혔던 희망이 되돌아왔다는 건 어쨌든 좋은 일이야. 포기했었지만, 그 찰나의 힘든 경험은 내 기억에 남아 양분이 되고 있었나봐. 이것 봐, 다시 하고 있잖아. 너도 예전에 포기하고 관뒀던 것들이 있지? 분명 그 당시엔 좋아서 시작했을텐데, 봄 핑계대고 다시 한번 해보면 어떨지 권유하고 싶어. 이번에 또 잘 안된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다음 봄에 다시 해보면 되니까. 그렇게 해도 다음 봄엔 제법 재주부리게 될걸? 경험은 절대 배신을 안하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