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미션] 독후감 쓰기
겉멋 든 문장은 자칫 '나만의 색깔'이 묻어있는 표현으로 감춰지기 쉽다. '맞춤법/문법 검사기'를 사용하더라도 겉멋 든 문장을 평가해주지는 않기 때문에 문장이 이상한지 의식하기는 어렵다. 시간이 지나 한참 뒤에 글을 보며 부끄러운 마음이 들 때 고쳐도 된다. 그런데 더 먼저 점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라는 책에서는 마치 '까칠한 형'이 '어리숙한 동생'의 자소서를 첨삭해주는 느낌으로 해답을 제시해준다(참고. 글쓰기 연구소 3월 미션). 책을 통해 느낀 점과 글쓰기에 대한 생각을 간단하게 정리해봤다.
재미를 주거나 혹은 강조를 하고 싶어 의도한 문장이 오히려 문장을 더럽게 하고 있지 않았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좋은 문장은 주로 빼기를 통해 만들어진다'는 저자의 말을 새겨듣고 '화려함보다는 담백한 문장'을 써보려 한다.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알고 있던 조언이지만, '개성이 담긴 문장'이 어떻게 간결할 수 있는지 납득하기 어려워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었다. 하지만 당연한 생각을 책을 읽으며 쉽게(?) 납득해버렸다. 깔끔한 문장을 조합하여 나만의 색이 담긴 글을 쓰면 된다.
글을 쓸 때는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의도대로 표했는지 수시로 확인한다. 반면에 올바른 문장을 표현하기 위한 고민은 검사기로 대체한다. 검사기를 돌려나온 결과대로 문장을 수정해도 고민을 덜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글을 쓰며 적는 표현에 확신이 없어 검사기에 의존하고 있다는 말이 정확한 이유일 것이다. 작성한 문장이 맞는지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렇지만 글을 의도대로 끝까지 작성할 수 있는 꾸준함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계속 검사기에 의존할 생각이다. 글쓰기를 꾸준히 즐기다 보면 좋은 글을 접할 일이 많을 것이고, 그 속에서 다양한 표현을 접하며 옳은 문법을 쓸 수 있는 힘이 생기지 않을까? 지금 생각에 확신을 가지고 완성에 초점을 두고 글을 쓸 것이다.
책 중간중간 작가 본인과 교정했던 책의 저자가 뜨겁게(?) 메일을 주고받는 에피소드가 있다. 본인들이 생각하는 문장(혹은 글쓰기)에 대한 생각을 확고하게 표현하는 모습을 보며 '글을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은 이렇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남들에게 '내가 생각하는 글'에 대해 뜨겁게 말할 수 있을까? 글쓰기가 좋다고 말은 하지만 지금 나에게는 뜨거운 애정을 전할 자신이 없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를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어리숙한 모습을 성장시키고 싶어졌다. 꾸준히 '나의 글'을 써보며 '내 글'이 가진 정체성을 확립하는 미래의 모습을 그려본다. 후에 '나에게 있어 글쓰기란?'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는 나를 기대한다.
글쓰기 책을 쉽게 읽기 힘든 이유는 교과서 같은 딱딱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요즘 교과서는 딱딱한지 모르겠다). 정의된 형식 외에는 사용하면 안 될 것 같은, 그래서 글을 쓰기 힘들게 만드는 것 같은 걱정에 완독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는 '반드시 한국어 순수 본연의 모습으로 문장을 쓸 필요가 없다'는 작가의 생각을 보며 이 책은 교과서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외국에서 온 표현이라도 문장을 표현하는 데 적합하다면 장려하자는 주장을 한국어 글쓰기 책에서 할 수 있다니! (나만 감탄했을 수도 있다) 어리숙한 우리의 글을 점검해보고 단순 문장이 아닌 글에 대한 생각을 되돌아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