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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든쌤 Sep 07. 2024

완벽한 때란 절대 오지 않는다

feat. 프로미룸러의 미루는 습관


오늘도 할 일을 미루고 있는 사람 여기 붙어라 

많은 사람이 미루는 습관 때문에 자책하고 괴로워합니다. (아마도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뭔가를 미루고 계실 확률이 높겠죠^^;)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만. 


여름 초입부터 우리 집 거실 한 편을 헌책 박스가 불청객처럼 점유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할게'라고 핑계 대기에 날씨만 한 게 없더라고요. 너무 덥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면서 9월 첫째 주 주말에는 꼭 치우겠다고 부산 갈매기(남편)와 약속을 했었더랬죠. 오늘이 바로 그날이고요. 하지만 상담 끝나자마자 저는 노트북만 잽싸게 챙겨 들고 나와 카페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주말이지만 동네 카페라 그런지 사람이 북적이지 않고 한적한 편이네요. 쾌적한 공기 사이로 사람들의 말소리가 도란도란 흘러나옵니다. 제목은 모르지만 이 청량함에 방점을 찍는 듯한 세련된 시티 팝을 허밍으로 따라 불러봅니다. 얼음이 가득 담긴 캐러멜 마키아토 잔을 달그락달그락 휘저으면서 말이죠. 사람도, 사람과 사람 사이 공간도, 그 공간을 매운 공기도 딱 적당히 좋다는 게 바로 이런 걸까요?


무심코 뾰족한 블록조각을 밟았을 때... 통증은 생각보다 큽니다^^;


그렇다면 저는 오늘 거실에 잔뜩 쌓인 책 더미를 치울 수 있을까요? 아니 그보다 그전에 이 글을 발행이나 할 수 있을까요? 보니까 쓰다가 완성 못하고 저장만 해둔 블로그 포스팅이 99+인데 말이죠. 만약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제가 게으름과 충동성, 괜스레 잘 써보겠다는 욕심을 이겨내고 발행 버튼을 꾹 눌렀다는 의미겠죠?



할 일을 미루는 이유와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공통점은 상당수가 자신의 게으름을 탓하며 자책하고 우울해한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헌 책 박스 치우는 걸 이렇게 미루는 이유는 과연 무엇 때문일까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기왕 치우는 김에 거실 책장에 꽂힌 책들 중에서도 더 치울 게 없는지 좀 살펴볼까? 베란다에 쌓인 쓸데없는 잡동사니들도 이참에 싹 치워야지. 참 다용도 실에도 버릴 것들이 좀 있는데 치우는 김에 완벽하고 깔끔하게 싹 치우는 게 어떨까? 이런 결심들을 상상 속에서(만) 열심히 시뮬레이션을 돌리는데 에너지를 다 써버렸기 때문이랍니다.


저의 경우와 비슷한 유형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할까 봐 두려워서 선택과 결정을 미루는 회피형 완벽주의자라고 할 수 있죠. 완벽하게 하지 않을 바에는 차라리 안 하는 것이 낫다고 여겨 시작 자체를 하기 어려워하는 거죠. 게으른 완벽주의형은 머릿속으로 갖가지 경우의 수를 떠올리고 시뮬레이션을 돌리다 지쳐버릴 때가 많습니다. 겉으로는 태평하거나 게으르게 보일지 모르지만 내면은 미래에 대한 막막함과 불안으로 가득하죠.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고 기준은 높은 반면 자신이 잘 해내리라는 확신이나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부족한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사소한 것에 집착하다가 할 일을 기한 내에 끝내지 못할 때도 많고요. 


완벽주의 성향으로 인해 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우는 성취 기준이 너무 높지 않은지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목표도 동기도 부족해서 게으르고 꾸물거리는 사람과 너무 잘하려다가 포기하게 되는 완벽주의자의 미루기는 이유가 다릅니다. 후자의 경우 목표가 너무 높아서 막상 하려고 하면 엄두가 나지 않아서 지레 포기하게 되는 경우죠. 



테니스 초보 시절(아직도 하수이긴 합니다만) 코치님한테 레슨 받을 때 제일 많이 들었던 소리 중 하나가 몸에 힘을 빼라는 소리였습니다. 너무 잘 치려고 하다 보면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기 때문이죠. 다른 일도 다 마찬가지고요. 처음부터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부담스러워서 일을 시작하기 어렵잖아요.


75%의 법칙은 미루는 버릇과 완벽주의를 타파하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죠. 실력이나 상황을 완벽하게 갖춘 다음 새로운 시도를 해보겠다고 한다면 그런 때는 영영 오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니 본인이 이상적으로 세운 기준의 75% 정도만 달성하자고 마음을 먹는 게 바람직합니다. 특히 게으른 완벽주의자에게는 기대치를 낮추고 ‘그냥 한 번 해보지 뭐’라는 마음가짐으로 도전해 보는 용기가 필요하죠.



기질적으로 불안이 높은 사람은 낯선 분야의 일을 시작할 때 잘 해내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미루게 될 때가 많은데요. 그럴 때는 관련 업무를 단계별로 잘게 쪼개서 가장 쉬운 것부터 조금씩 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성공에 대한 기대 수준을 낮춰 작은 목표에 도전하면 성공할 확률은 높아집니다. 


경험해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작은 성취가 또 다른 시도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됩니다. 자기 비하가 익숙하시다고요? 그렇다면 더더욱 소소하게 성취를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의식적으로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연습을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새로운 시도를 해볼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한편 작업을 거의 완료했지만 완벽주의 때문에 마무리 직전 단계에서 멈춰버리는 사람도 있는데요. 타인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일일 경우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것이 두려워서 마무리를 짓지 못하는 것이죠. 이럴 땐


'오직 신만이 완벽하다. 인간은 완벽을 소망할 뿐이다'


라는 괴테의 명언을 떠올려 봅시다. 나를 아는 모든 사람이 다 나를 좋아할 수 없듯이 내가 낸 성과물도 마찬가지잖아요. 피드백을 하는 사람 중 몇 % 정도는 불평하거나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피드백이 있다면 취합해서 개선사항에 반영하면 됩니다. 발전을 위해서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쓴소리를 나를 공격하는 개인적인 것으로 받아들이지 맙시다. (악성적인 인신공격성 발언을 제외하고) 

이 과정에서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건 스스로에 대한 관대함입니다. 실수와 결함이 생기면 수정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힘을 빼고 일단 한 번 시도해 보는 자세죠.                 




프로미룸러를 위한 마음 PT

일상생활, 업무, 자기 계발 등 영역에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느라 미루는 일이 있으면 구체적으로 적어보세요.




스스로 설정한 높은 기준을 따르려고 노력하는 것에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반대로 완벽주의에 가까울 정도로 높은 기준을 세우는 것에는 어떤 단점이 있을까요?




지금보다 기준을 25%만 낮춘다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자신에 대한 높은 기준이나 완벽주의가 줄어든다면 인생이 어떻게 달라질지 적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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