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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Made By me 2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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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희완 Jun 29. 2020

EP 20)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

episode 20.

인생은 내 손으로 만들어 가는 것.

한동안 연락이 닿지 않았던 병준의 아버지가 병준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병준은 병준의 아버지로부터 그간 연락이 닿지 않을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상황을 모두 전해 들었다. 부자간의 짧은 대화의 말미 즈음, 병준은 지수와 결혼을 하겠다는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병준의 아버지는 곧장 어머니를 부르러 달려갈 만큼 기뻐했고 전화를 받아 든 어머니 역시 병준의 결혼 소식에 아낌없는 격려의 말과 진심 어린 축하를 전했다.


병준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외동이었다. 그렇다고 일가친척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병섭이 죽고 난 이후에 나타난 변화들 때문에 가끔이나마 연락을 이어오던 친인척들과는 자연스럽게 왕래가 줄어들었다. 때문에 결혼식 하객으로 올 사람은 많지 않았다. 병준은 지수가 졸업을 하는 2월, 혹은 3월경에 식을 올리고 싶다는 말을 했고 병준의 어머니는 아버지와 상의 후 조만간 한국으로 가겠다는 말을 남기고는 전화를 끊었다.


                                                                                                                  -지수야. 지금 바빠?-

-은영 언니 만났어.-

                                                                                                                      -선영 씨 때문에?-

-알아서 하겠다고 했는데, 그게 자꾸 신경 쓰여서.-

-은영 언니도 마찬가지고.-

                                                                                                               -아버지가 전화하셨어.-

                                                                                                                     -그거 말해주려고.-

-정말?, 뭐라고 하셨어?-

                                                                                                                -이따가 데리러 갈게.-

                                                                                                                     -만나서 얘기하자.-

-응, 나가기 전에 미리 연락할게.-

-이따 봐.-


지수가 다니는 대학원 근처에서 지수를 기다리던 은영은 카페에 들어가 선영과 짧은 전화통화를 마쳤다. 최근 선영의 목소리에서 전보다 더 생동감이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이 상황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지, 그렇지 않다고 해야 할지 은영은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했다.


“언니, 제가 좀 늦었죠?, 교수님이랑 의논할게 좀 있어서요.”

“괜찮아. 내년에 졸업이야?”

“네. 논문 제출도 끝냈고, 이제 졸업만 남았죠.”

“내 주변에 박사님은 지수 네가 처음이다.”

“박사는 무슨 박사요. 말만 그럴싸한 거죠 뭐. 그나저나 선영이는 좀 어때요?”

“모르겠다 나도. 이걸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지, 아니라고 해야 할지..”

“왜요?,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 같은 조짐이 보여요?”

“아니. 너무 정상적이야. 웃기도 잘 웃고, 밥도 너무 잘 먹고, 잠도 한 번 안 깰 정도로 잘 자고.”

“요즘 결혼정보업체 통해서 남자 만난다고 하던데. 언니도 알고 있죠?”

“응, 나한테 물어보던걸?, 평가 좋은 업체 좀 알아봐 달라고.”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요?, 정말 단순히 결혼이 하고 싶은 건지.., 만약 그렇다면 상대가 정완이가 아닌 다른 남자라도 괜찮다는 건지.”

“본인이 하고 싶다면 하게 해 줘야지. 내가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이건 물리적으로나 의학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아.”

“안 그래도 선영이가 이제 그만 손 떼라고 하더라고요. 선영이가 자립을 하겠다는 의사를 확실하게 표현했다고 해석할 수는 있겠는데, 왜 이렇게 불안한 건지 모르겠어요.”

“하긴, 이제 그럴 때도 됐지. 내 생각에도 선영이가 그릇된 생각을 표현한 건 아닌 것 같다.”

“저도 선영가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그런 모습이 반갑다기보다 불안하니까 그게 정말 괴로워요.”

“나도 불안해. 심지어 내 동생이잖니. 어쩜 저렇게 확 바뀔 수 있는 건지 피붙이인 나도 이유를 모르겠다.”

“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우리가 나선다고 해결될 일은 아닌 것 같아. 망가지고 있는 중인지, 수리하는 중인지 조금만 더 시간을 갖고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아. 네 생각은?”

“저도 이견은 없어요. 단지 선영이한테 눈치가 보이고 미안할 뿐이에요.”

“네가 왜?, 선영이한테 뭐 잘못한 거라도 있어?”

“정완이랑 매번 결혼문제로 다투는 걸 알면서도 덜컥 병준이랑 결혼할 거라고 말을 꺼낸 게 미안하고요, 선영이가 원망하고 실망하는 표정을 짓는 게 떠오르니까 눈치가 보여요.”

“선영이가 너한테 그런 말을 했어?”

“아니요. 그렇다고 정확히 말을 한건 아니지만 왠지 느낌이 그래서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선영이가 그렇다고 한 게 아니면 지수 너도 마음에 담아두지 마.”

“그래도요..”

“인생은 각자가 꾸려가는 거야. 선영이 인생을 네가 대신 살아줄 수도 없는 거고, 네 인생을 선영이가 대신 살아줄 수도 없는 거잖아. 각자가 계획하고 실행하는 대로 살다 보면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이 어떤 것인지 판가름할 수 있고,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어느샌가 익숙해져 버리는 게 삶이니까. 선영이가 저러고 있는 것도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이 어떤 것인지 찾아가는 과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자. 혹시나 다른 남자가 마음에 들어서 결혼할 마음이 생기면 그것대로 축하해 주면 되고, 정완이 밖에 없다고 울며불며 속상해하면 그때는 위로해주고 다독여주면 되니까.”

“언니 말이 맞는 것 같네요.”

“그러니까 지수 너도 선영이한테 미안해하지 마. 앞으로 주어질 운명을 관찰하면서 그에 맞게끔 조언도 해주고 칭찬도 해주고 위로해주면 돼. 그리고 정완이랑 선영이 사이가 이대로 부서진다고 하면 그냥 거기까진 거야. 알겠지?”

“네, 언니.”

“항상 우리 선영이 신경 써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잘 부탁해. 선영이한테 너 같은 친구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카페를 나온 은영은 먼저 가보겠다는 말을 남기고는 어디론가 급히 향했다. 급작스런 은영의 호출 때문에 소지품을 놓고 온 것을 가져가기 위해 다시 학교로 돌아가던 지수는 병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병준아.-

                                                                         -나, 강의실에 두고 온 게 있어서 가지러 가고 있어.-

-응. 근데, 이거 어쩌지..-

-갑자기 일이 생겨서 못 가겠다.-

                                                                                                                                 -괜찮아.-

                                                                                                                 -먼저 집에 가있을게.-

                                                                                                                   -일 보고 천천히 와.-

-집에 있을 거야?, 선영 씨는 안 만나?-

                                                                                   -응. 은영 언니도 나랑 같은 생각인 것 같아.-

                                                                                                        -당분간은 그냥 지켜보려고.-

-그래, 그럼 이따 출발할 때 전화할게.-

-기대해도 좋을 거야. 좋은 소식이니까.-



한편, 아키하바라에 도착한 정완과 민수는 각종 게임기와 카메라가 가득한 매장을 지나쳐 음향기기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매장이 모여 있는 곳으로 향했다.


“모니터링 헤드폰 찾는 거지?”

“네. 음악 감상용보다는 아무래도 모니터링 헤드폰을 찾게 되더라고요.”

“그럼 내 거랑 똑같은 거 한번 써볼래?, 안 그래도 산지 얼마 안 된 거라, 여기에도 있을 것 같은데.”

“모델명 아세요?”

“알지. 근데 박스가 워낙 커서 모델명 같은 거 몰라도 찾을 수 있어.”


제법 규모가 커 보이는 몇 군데의 매장을 돌아다니던 중, 정완은 자신이 사용 중인 헤드폰을 발견했다.


“이거야 이거. 내가 쓰고 있는 거.”

“와, 너무 비싼데요?”

“가격이 비범하지. 그래도 돈값은 해. 여태껏 써본 헤드폰 중에는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어. 가격이 부담되면 무리해서 사지는 말고.”

“뭐, 형이 그 정도로 극찬하는 물건이라니 신용은 가네요. 들어봐도 되는지 물어보고 올게요.”


민수는 매장의 종업원으로 보이는 한 남자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정완에게 청음이 가능하다는 신호를 보내며 환하게 웃었다. 청음용 부스로 간 민수는 조심스레 헤드폰을 착용했고 자신이 가져온 DAP에 연결했다. 정완은 여유롭게 청음을 하고 있는 민수의 표정에서 매우 만족해한다는 것을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끝내주네요. 이거 물건이네요 완전.”

“그치?, 비싸긴 해도 후회는 안 할 거야.”

“듣기 전에는 잠시 고민이 했는데요, 들어보니까 이건 그냥 사는 게 정답이네요.”


상기된 민수의 표정을 보고 있던 정완도 이내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흡족해하는 표정을 지다. 계산을 마친 민수는 헤드폰의 박스보다도 커다란 쇼핑백을 어깨에 들쳐 메고 정완이 기다리고 있는 쪽으로 돌아왔다. 다양한 음향기기를 만져보고 청음을 해본 두 사람은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민수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싸고 맛있기로 소문난 규동 전문점으로 들어간 후 그곳의 대표 메뉴를 주문했다.


“정완이 형. 실은 제가 어젯밤에 스튜디오를 예약했는데, 밥 다 먹고 같이 가요.”

“스튜디오?, 가서 할게 뭐가 있다고..”

“형이랑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놀기만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스튜디오까지 예약할 정도면 진심인가 본데?”

“그랜드 피아노가 있는 곳으로 예약했어요. 형이랑 꼭 한번 같이 연주하고 노래하고 싶어요.”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었어?, 굉장하다. 나는 그냥 너랑 만난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었는데.”

“대여시간이 오후 4시부터 5시까지니까 얼른 먹고 가요. 바로 이 근처예요.”

“나도 오랜만에 의욕이 생기네. 좋은 아이디어야. 아주 좋아!”


정완과 민수는 식사를 마치고 인근에 있는 스튜디오로 이동했다. 담배연기가 가득한 입구를 지나 지그재그로 된 계단을 두 번 정도 내려오자 스튜디오의 내부가 보였다. 민수는 예약자의 이름과 대실료를 지불하고 정완을 안내했다. 세련된 느낌은 없었지만 갖출 것은 모두 갖추고 있었다. 연주실에 들어오자 검은색 그랜드 피아노의 옆으로 드럼이 비치되어있었고 커다란 앰프 두 개가 연주실균형을 맞춰주는 듯 보였다.


민수는 등에 메고 있던 기타 케이스에서 어쿠스틱 기타를 꺼냈다. 민수가 꺼낸 기타를 받아 든 정완은 기타를 만져보고는 탄성을 자아냈다.


“이 기타 진짜 일반적이지 않아 보이네. 결도 참 곱고 울림도 장난 아닌데?”

“말했잖아요. 제가 가진 것 중에 가장 의미 있는 물건이라고.”

“무슨 사연이라도 있어?”

“이 기타가 제 인생을 바꿔놓았요. 겉모습에 반해서 오랜 시간 기다린 끝에 겨우 사긴 했지만, 제대로 다루질 못해서 정말 애먹었던 지난날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인생을 좌지우지할 만큼 의미가 있는 사연이라면 그건 필연적인 존재야.”


민수는 기타를 조율했고 정완은 피아노에 앉아 피아노를 조율했다. 조율이 끝나자 두 사람은 악보를 펼쳐놓고 연주 방식과 노래를 부를 파트를 정했다. 도입부를 포함해 곡의 전반적인 것은 민수가 주도하기로 했고 노래에 자신이 없던 정완은 마지막 파트와 후렴의 코러스만을 부르기로 했다. 모든 준비를 마치자 민수는 휴대폰을 비스듬히 뉘어놓고 녹화 버튼을 눌렀다.


비가 오면 우리가 지나쳐왔던 것들을 떠올려.

사랑이었을까. 

그게 진짜 사랑이었을까.

지나간 시간과 지나쳐왔던 것들에게 미안해.

마음이 찢기듯 아프지만 이 순간이 끝은 아니라고 생각해.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언젠가 우리 사랑은 다르지 않았음을 약속해.


비가 그칠 때까지만 울게.

비가 그치고 우리 다시 만나 함께했던 기억을 더듬었을 때

부디 같은 기억이기를. 

같은 기억이 떠오르기를.

다른 기억을 말하고 있는 서로를 보게 되면

아픈 추억에 몸살이 날 것 같으니까.


추억이라는 건 비슷한 기억이라도 갖고 있어야 해.

서로를 간절히 머금었을 때 

같은 기억을 떠올리면 그게 추억이니까.

다른 기억을 떠올린다면 그건 추억이 아니니까.


비가 그치고 나면 우리가 되돌아왔던 길을 함께 걸어.

비개인 하늘을 올려다보며

눈부시게 빛나던 그때를 추억하고 싶어.

우리가 정말 사랑했음을 느낄 수 있도록.

우리는 여전히 사랑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잠시나마 지나쳐왔던 것들이

저 멀리 지나쳐온 시간이

우리가 다녀왔던 그곳에 아직 머물고 있어.

그 기억 속에 뿌려진 추억은

언제까지나 그곳에서 반짝이고 있어.


연주가 끝난 후에도 정완은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어깨를 타고 머리끝까지 전해오는 전율을 만끽하고 있었다. 민수는 녹화를 마치고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형, 괜찮아요?, 우는 거 아니죠?”

“울기는. 너무 좋아서.., 오랜만에 느껴지는 여운이 너무 좋아서 그래.”

“저도 계속 소름이 돋아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고맙다 민수야.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줘서.”

“저도 정말 감사해요. 형을 이렇게 만난 것도 신기한데, 느끼는 감정도 비슷하다니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나 실수한 거 없지?, 오랜만이라 긴장했었거든. 역시 디지털키보드랑은 확실히 다르네.”

“없었어요. 완벽했어요.”

“근데 너, 진짜 재능이 아깝다. 노래하고 싶어 하는 마음도 진심이라는 게 느껴지고.”

“정말요?”

“응. 꿈을 쫓겠다느니, 찾겠다느니 굳이 그럴 필요도 없어 보일 만큼.”

“쑥스럽네요. 그래도 형이 그런 말을 해주니까 용기가 나네요.”

“전에 네가 허밍 했던 그 녹음파일을 처음 들었을 때, 마치 금관악기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

“금관악기요?”

“응. 차갑지만 따듯하고, 단단해 보이지만 가녀린 느낌. 정말 매력 있는 목소리야.”

“감사합니다.”

“너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는 아니야. 오늘 같이 노래해보니까 알 것 같다. 너는 누군가의 앞에서 노래를 부를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라는 걸.”

“형, 그만하세요. 저 울 것 같아요.”

“민수야, 나는 앞만 보면서 달리는 동안 오로지 꿈만 생각했어. 그 꿈이 있어서 평소에 내가 겪어보지 못할 경험을 얻기도 했지만 무엇도 바꿀 수 없는 것들을 잃어버렸어. 시간은 정말 소중한 거야. 아차 싶어서 돌이켜봤을 때.., 그때는 이미 그 자리에 없는 게 시간이야. 그러니까 절대 포기하지 마. 대신 앞만 보고 달리지는 마. 때로는 좌우도 좀 살피고, 힘들면 조금 쉬었다 가기도 하고. 내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은 여기까지야.”

“네, 형. 고마워요. 덕분에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에요.”

“그렇다면 다행이고.”

“근데, 형. 혹시 이 노래에 제목을 붙인다면 뭐가 좋을 것 같아요?”

“나는 이미 오래전에 제목을 붙여놨지.”

“알려주세요.”

“Made By Me.”

“내가 만들었다?, 뭐 그런 뜻이에요?”

“응. 서로가 기억하는 추억을 같게 만드는 것도, 다르게 만드는 것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만드는 거라고 생각해서.”

“좋네요. Made By Me.., 느낌 있어요.”

“너 혹시 ‘마음이 닿을 때’라는 노래 알아?”

“네, 알아요.”

“시간이 좀 남은 것 같은데 그거나 한번 맞춰볼래?”

“그 노래도 형이 작사한 거예요?”

“그럴 리가.”


정완과 민수는 남은 시간 동안 또 한 번 추억을 만들었다. 서로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소중한 추억을 가슴속에 담았다. 다르게 저장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느끼고 있는 긴 여운이나 희열, 소중함과 간절함은 상당 부분 닮아있었다. 부족함을 채워나가는 것도, 감정을 공유하는 것도, 게을리하고 있는 부분을 지적해주는 것도 따지고 보면 같은 감정에서 파생된 감정이었음을 두 사람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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