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갈래 길을 마주했을 때, 어느 쪽도 너와 걷지 않은 길은 없지만, 네가 특히 좋아했던 길을 걸으며 추억하고 싶었어. 그런데, 결국 옆 길을 선택했어. 너무 울어버릴 것 같아서…. 마음속으로 몇 번을 고민했는지 몰라. 내 걸음걸이는 아무렇지 않았지만, 내 마음은 얼마나 갈팡질팡 했는지 몰라. 아직은 그렇게 일부러 고개를 돌리는 선택을 할 때가 있어.
옆 길로 오면서 바람을 느끼고 호수도 보고, 지나가는 귀여운 강아지들도 봤어.
그렇게 다리를 건너왔는데... 네가 정말 좋아했던 곳에 도착했어. 너무 좋아해서 고개도 안 들고 한참을 냄새 맡던 곳. 참을 수 없이 눈물이 솟아올랐어. 결국 눈물이 뚝뚝…. 얼른 사람들이 없는 쪽으로 가서 호수를 보고 섰어. 호수를 구경하는 척 말이야.
그런데 시선을 여기로 돌리고 저기로 돌려도 다 너와 함께 걸었던 곳이야. 그중에서도 넌 여기를 좋아했고, 저기를 좋아했고. 나 혼자 마음속으로 자세히 다 설명할 수 있어. 갑자기 모든 게 선명해졌어. 내 옆에 든든히 서 있는 네가 보이는 것만 같구나…….
장군아. 사랑하는 우리 장군이. 거기 잘 있는 거지? 여기에… 저기에… 잘 있는 거지?
사랑하는 내 털복숭이 친구 장군.
자연히 내게 머물러라—.
슬퍼도, 사람들 앞에서 눈물이 나도, 보고 싶어 힘들어도, 그래도 자연히 엄마한테 머물러.
그렇게 자연스럽게 함께 하자.
급하지 않게, 억지스럽지도 않게, 그렇게 함께 하자.
그렇게 자연히 내 일부가 되어—.
언제든 엄마 눈앞에 아련히 있어도 좋고, 어떤 날은 생각나지 않아도 돼. 다 괜찮아. 엄마는 그렇게 서서히 자연스럽게 흘러가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