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서 각자의 역할을 좀 더 명확히 할 필요성이 생겼다. 그동안은 큰 틀에서 다 함께 일한다는 느낌이 더 강한 팀 문화였다.
인바운드 마케팅은 메이브가, 새롭게 시작하는 유료 광고는 내가, MQL로 정의된 사람들을 SQL로 전환하는 Nurturing 단계는 호야가 담당하고, 무료 아웃바운드라고 정의한 새로운 리드 발굴을 위한 리서치는 제프가 담당하기로 정리를 했다.
전년도의 매출 목표는, 이전 년도의 3배로 목표되어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달성했다.
올 해 매출 목표는 이 기준으로 또 다시 3배가 되었기 때문에, 작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MQL은 3배 이상을 모아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이 숫자를 분기별로 쪼개고, 월별로 나누어 각 월마다 해야 할 일들도 정리해 나가기 시작했다.
기존에 일하던 방식보다는 조금 더 체계화되어 스타트업스러움이 조금 적어진 느낌이긴 했지만, 팀 규모가 커지면서 업무의 방식도 바뀔 필요성이 있었다. 해야 할 업무와 목표가 분명해지자, 업무를 진행하기도 더욱 수월해졌다.
회사가 점점 커져가면서 전체 인원이 80명에 육박할 정도가 되었고, 일부 팀은 20명 정도가 속해 있었다. 팀은 C-level 한 명이 담당하는데, 한 명이 담당해야 할 인원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었다.
한 명당 관리해야 할 팀원이 늘어나면서 리더는 관리가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고, 팀원은 관리가 조금 더 필요하고, 현재 리더의 역할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었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지향하는 회사였지만, 이쯤 되자 중간 관리자 도입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3월이 되어, 필요에 따라 팀별로 중간 관리자를 두기로 공식적인 발표를 하게 되었다.
마케팅팀도 중간 관리자를 두게 되었고, 그동안도 많은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왔던 제프가 마케팅팀의 중간관리자가 되었다. 제프와 함께 매주 1on1을 하며 업무 점검을 하고, 연간 목표와의 일치도, 향후의 업무 방향을 점검하며 팀은 조금 더 단단해지고 체계적이 될 수 있었다.
마케팅팀원 채용을 위한 인터뷰에서 제프가 우리 팀을 소개한 문장이다. 다소 추상적이라고 느낄지 모르겠지만, 우리 팀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회사가 커가면서 팀원의 업무와 역할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2024년에 나는 Paid 마케팅을 맡아 CPL과 ROAS를 분석하고 기준을 세우는 업무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약팀과 SaaS 프로젝트가 시작되어, 마케팅팀도 힘을 보태며 회사의 향후 사업 모델을 함께 만들어 나가고 있다. 회사는 계속해서 변화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업무들이 계속해서 생겨날 것이다. 하지만 결국 마케팅의 목표는 하나다. 가능성 있는 고객을 '잘' 찾아 경험하게 하고, 돈을 쓰게 한다. 그리고 그 일을 잘하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아나간다. 그 과정에서 계속 실패하고 다듬고, 개선해 나가야만 할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바이오 스타트업에서 마케터로 살아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