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상담 3회차.
이번에는 부부동반이 아닌 한 명씩 개별 상담이 진행됐다.
남편이 동석하지 않아서 그런지, 내 속에 있는 말을 더 과감하게 할 수 있었다.
한참 상담을 진행하다가 상담사가 물었다.
"왜 OO씨는 시댁 이야기만 나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처럼 무력한 태도를 취할까요.
그런 성격도 아니신 거 같고 할 말은 할 수 있는 힘이 있으신 분 같은데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갑자기 눈물이 났다. 눈물을 흘리며 대답했다.
"제가 시댁에 할 말 다 하고 싶다 했더니 남편이 그러지 말래요.
남편은 자기 가족들이 저를 당돌하고 나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게 싫대요."
상담사가 이어서 말했다.
"시댁 가족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OO씨가 상관 할바가 아닌 거 같아요.
가기 싫으면 안 가도 되고, 아닌 거 같으면 아니라고 말도 할 수 있는 거죠."
"그러게요... 저도 그러고 싶은데..
남편이 그러지 말라고 해서 그냥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 버렸네요."
이제부터라도 더 격렬하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해야겠다.
며느리는 벙어리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