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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연 Apr 06. 2023

시댁이 없는 며느리는 없을까

브런치에 글을 쓰지 않은 약 8개월의 기간 동안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

그 8개월간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적어보려 한다.



시댁의 잦은 만남 요구에 남편에게 정해진 횟수만 밥을 먹자고 제안했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글 참고)

https://brunch.co.kr/@yeon-think/74 


남편은 어떻게 딱 횟수를 정할 수가 있냐면서 나의 제안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


시댁에 대한 남편과의 의견이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남편은 내가 시댁과 사이가 좋아질 거란 희망을 놓지 못했고, 나는 사이가 좋아지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했다.

나는 남편에게 내가 스트레스받지 않도록 방법을 찾아달라고 말했다.

이후 남편과는 며칠째 대화도 하지 않고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대화도 없이 일주일 정도 지냈을 무렵, 남편이 먼저 말을 꺼냈다.

"이렇게 계속 말도 안 하고 지낼 거야?"

"스트레스받지 않도록 방법 좀 찾아달라 했는데 아무 말이 없길래"

"그럼 그거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남편과 나는 다시 언쟁이 시작되었고, 남편은 부모님과의 연이라도 끊으라는 거냐며 화를 냈다.

"누가 너보고 부모님이랑 연 끊으래? 내가 그런 말 할 자격도 없고 너 알아서 해.
하지만 나는 너희 부모님이랑 잘 지낼 자신 없으니까 강요하지 말라고"


남편은 내 말을 듣고선 씩씩 거리더니 밖에 나갔다.

한참 있다 집에 들어와서는 부모님과 통화를 하고 왔다고 했다.

"내가 우리 부모님한테 너는 없는 며느리 셈 친다고 했어. 그리고 너도 시댁 없는 셈 쳐.

이제 우리 가족들이랑 만나라고 하지 않을 테니까 그렇게 알아"

"웅 그래, 알겠어"


시댁이 없는 며느리라니.

말만 들어도 가슴속의 체증이 내려가는 거 같았다.

그날부터 나는 밥도 잘 먹고 웃으면서 잠을 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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