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자꾸 달콤한 거 먹으니까 가렵지!

아토피가 있는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 <오늘도 가려운 너에게>

by 글짓는맘

“엄마, 달콤한 거 뭐 없어? 이제 밥 먹었으니까 달콤한 거 먹을래.”

과자는 무조건 밥을 먹고 주겠다는 규칙을 아이와 함께 만들었다.


아이는 밥을 먹고 나면 어김없이 말한다. “달콤한 거 뭐 없나? 엄마, 나 밥 다 먹었으니까 이제 과자 먹어도 되지?” “응, 그래. 뭐가 있나 한 번 보자.”


나는 종종걸음으로 베란다 창고로 가서 아이가 좋아하는 캐러멜 2개를 들고 온다.


아이는 내 손을 살피더니 금세 시무룩해진다. “나는 4개 먹고 싶어. 4개 먹을래.” “많이 먹으면 피부에 안 좋으니까 2개만 먹자.” “싫어! 왜 2개만 먹어야 해! 저번에는 4개 먹었잖아! 4개 줘!” “알겠어. 대신에 이거 먹고 이따 가렵다고 얘기하지 마. 알겠어?” “응, 알겠어.”


‘내가 너무 모질게 말했나..’ 싶은 마음이 살짝 들었다가 ‘에이, 몰라.’ 하며 아이에게서 고개를 돌리고 아이가 캐러멜을 먹는 동안 설거지를 했다.


이윽고 어둑어둑 해지더니 어둠이 내려앉는다. 잠잘 준비를 하고 누웠는데 이불속에서 벅벅 긁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가려워?” “응, 엄마 가려워. 아까 캐러멜 많이 먹어서 그런가 봐.”


“그러니까 먹지 말라고 했잖아.” “응, 근데 너무 가려워.” “약 발라줄게. 어휴, 너는 정말..! 이제 다시는 단 거 먹지 마..!” 나는 지키지도 못할, 아이의 마음에 생채기만 낼 말들을 마구 쏟아냈다.


아이는 자기가 달콤한 것을 먹은 것이 잘못되었다는 듯이 별 대꾸도 하지 않고 “응, 이제 안 먹을게.”라고 했다. 잠이 든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눈물이 흘렀다.


달콤한 거 사준 건 나였는데, 내가 캐러멜을 준 건데.. 얼마나 달콤한 게 먹고 싶을까.. 겨우 그깟 캐러멜 4개 먹은 걸로 이토록 모진 말을 하다니.. 가려울 수도 있지, 긁을 수도 있지. 그게 뭐가 잘못이라고…


단 음식이나 과자를 먹은 날에는 유독 가려움이 심해져서 힘들어해서 평소에는 일부러 과자, 사탕, 캐러멜을 사다 놓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어쩌다 집에 달콤한 간식이 보일때면 아이는 ‘이때다!’하고 유난히 과자에 집착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1. 아이에게 “긁지 마”라고 끊임없이 말한다.

이 말은 결과적으로 아이를 괴롭히는 것이 된다… 혼내는 것보다 안 긁게 하는 법을 찾아보자.


2. 싫어하는데도 힘으로 윽박질러 약을 바른다.

“엄마랑 같이 치료하자, 응?” 상냥하게 말하면서 아이가 자발적으로 동참하게끔 유도한다.


3. 음식을 나쁜 것으로 취급한다.

“초콜릿을 먹었으니 오늘은 가려워도 참아!” 등 먹고 싶은 마음이 죄라는 식으로 말을 하면 아이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된다. 식사를 제한해야만 하는 경우라도 그 식품이 집 안에서 그냥 사라진 것처럼 자연스럽게 해야 한다.


4. 빨리 고치고 싶어 안달한다.

지나치게 걱정하고 병원을 여기저기 전전하는 등 아이에게 부담을 주는 부모가 꽤 많다. 이런 경우에는 잠시 '내 아이가 아토피다.’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보통 아이와 똑같이 대해보자. 긴장이 풀리면서 의외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5. 병을 이유로 아이의 행동을 제한한다.

모래가 묻으면 깨끗하게 씻긴 후 약을 바르면 되고, 땀을 흘리면 그때마다 물로 씻기면 된다. 아이는 건강하게 놀면서 성장한다. 병을 이유로 실내에 가두어서는 안 된다.


*아토피 피부병을 악화시키는 심리적 요인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엄마와 아이의 관계가 지나치게 밀착되어 있는(과보호, 지나친 간섭) 경우, 또는 반대로 엄마가 아이에게 무관심해서 모자 관계가 소원한 경우다… 열심히 노력하는 그것이 오히려 역효과가 되는 경우도 있다. 항상 냉정한 눈으로 자신을 되돌아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토피 교과서, pp.145~150]


다 엄마인 내가 잘못이었다. 달콤한 과자를 먹는 것이 죄라고 아이에게 쓸데없는 죄책감을 심어주었고, 긁지 말라고, 과자를 먹었으니 긁지 말라고 협박을 했고, 가렵다는 아이에게 윽박을 질렀다.


세상에, 이런 엄마가 어디 있을까.

나도 모르게 아이를 정서적으로 괴롭혔다.


모기가 물려서 가려울 때, 주부습진이 생겨서 손바닥이 가려울 때에는 정말 참을 수 없어서 피가 나도록 긁기도 했었는데, 왜 내가 가려울 때를 생각하지 못했을까.


이제는 아이가 가렵다는 말에 조금은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려고 노력 중이다.


“엄마 사탕 먹고 싶어.”

“응, 알겠어. 하나 먹자.”


아이가 먼저 묻는다.

“근데 이거 먹고 가려우면 어떻게 해?”

“가려우면 약 바르면 되지. 먹어도 괜찮아.”

“응, 알겠어. 히히.”


아토피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마음이라는 것을 나의 마음에 되새기며 오늘도 가려워하는 아이에게 말한다.


“가려울 때에는 긁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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