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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칠월 Apr 07. 2020

사회적 거리두기,  사회와 거리 좁히기

우리가 누리던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온라인으로 하는 벚꽃 놀이


우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벚꽃은 늘 그래 왔던 것처럼 아름답게 피어 봄의 시작을 알렸다. 예년에 비해 미세먼지도 덜하고 따뜻한 봄 날씨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람들은 점차 경계심을 풀고 거리로, 공원으로 나서고 있다. 인스타그램에는 ‘사회적거리두기실패’라는 해시태그도 등장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이고, 기회는 위기”라고 했던가. 지금이야말로 더욱 조심하여 하루빨리 이 사태를 끝낼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언제든 다시 확진자가 폭발해 혼돈으로 빠질 수 있는 시기다. 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있는 듯이 지난 4월 4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사람이 어딘가를 다치거나 끙끙 앓아보면, 그전에 아프지 않고 생활했던 것이 얼마나 소중했던 것인지 깨닫게 된다. 지금 이 상황도 마찬가지다. 몇 달째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를 뒤덮고 있는 코로나 사태는 우리가 평소에 당연하게 누리고 있던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를 일깨워줬다. 날이 좋으면 밖에 나가서 공원을 가고 벚꽃을 보고, 신작이 개봉하면 극장을 가고 주말이면 오랜만에 친구들과 모여 술 한잔하는 것들이 한순간에 단절되어버린 현재는 과연 이게 사람들이 사는 정상적인 사회가 맞나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는 우리가 우리의 사회에 다시 숨결을 불어넣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종의 치료책이다. 아프면 약을 먹고 쉬어야 하듯이, 지금의 대한민국은 약을 먹고 휴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확진자의 감소와 그동안 억눌려왔던 것에 대한 피로, 해외에 비해 더 나은 우리나라의 방역체계 등은 우리가 이제 그만 털고 일어날 때도 된 것 아니냐는 착각을 주기에 이르렀다. 석촌호수의 폐장과 별개로 그 옆의 롯데월드는 반값 할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공원은 물론 클럽도 언제 그랬냐는 듯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만에 하나라도 이런 곳에서 확진자가 생기고 전파가 확산된다면 우리는 또다시 기약 없는 어둠의 터널 속으로 들어가야 할 것이다.


“나만 아니면 된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이고 그래서 더 위험한 사고방식이다. 언젠가는 그 생각이 부메랑처럼 돌고 돌아 우리의 뒤통수를 칠지 모른다. 나 자신, 또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위험해질 때서야 뼈저리게 후회하고 반성해도 늦었다. 당신이 던진 부메랑은 이미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마지막에서야 당신에게 오는 것일 테니.


우리가 지금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이유는 ‘일상적이고 정상적인’ 사회와 거리를 좁히기 위함이다. 지금의 (코로나 19) 사회와 거리를 두지 않고 가까이할수록 원래 우리가 알고 있던 그 사회는 멀어진다. 그렇게 멀어지고 멀어지다가 어느 마지노선을 넘는 순간 우리는 다시는 우리가 누려왔던 그곳으로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원래의’ 사회와 거리두기가 아닌 ‘지금의 이 혼란한’ 사회와 거리두기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개인 하나하나의 행동과 실천이 절실하다. 이제 그만 이 바이러스와 작별하고 사람 냄새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야 할 시기다. 조만간 걱정 없이 웃으며 밖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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