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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재 Apr 11. 2021

기념티셔츠가 품절되었습니다

프로젝트의 성공

 사실 저희 기념 티셔츠 구매 프로세스는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해선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구매 과정은 간결하게 하는 필수일 텐데, 이와는 반대였죠. 스마트 스토어에서 판매했지만 노출을 시키지 않아서 검색도 할 수 없으며, 홍보는 오로지 저의 온라인 계정을 통해서만 진행했고, 구매를 위해서는 직접 제게 연락하여 방법과 경로를 문의하셔야만 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구매 도중 포기한 분들도 많으셨을 거예요. 많은 분들께 번거롭게 해 드려 죄송합니다. 하지만 발칙하게도 이 '불편'은 바라는 바가 있었습니다. 바로 여러분들과의 대화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구매 과정 속에서 저와의 대화는 필수적이었고, 감사하게도 격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들을 무려 돈까지 받고 얻다니요. 이 발칙한 기획을 유쾌하게 바라봐 주신 분들께는 그에 대한 칭찬도 덤으로 들을 수 있었죠. 그렇게 법인 설립을 자축하기 위해 벌여본 100여 장 제작하여 판매한 기념 티셔츠 이벤트를 종료합니다. 구매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티셔츠가 '품절'되었거든요. 


 저희는 콘텐츠 회사를 표방합니다. 그렇다 보니 우리의 사소한 이야기도 쉽게 지나칠 수 없습니다. 창업과 법인 설립은 저희의 삶을 바꾸는 엄청난 사건이었으며, 코로나19로 퇴사하여 함께 모인 팀원들이기에 그 자체로 성과였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도 작은 인연 모두 예민하게 반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겠습니다.

 교육, 출판, 영상, 게임 등 그동안 수년간 해왔던 방법들로 계속해서 도전들을 이어갈 것입니다. 하지만 어쩌다가 노루를 잡았던 막대기를 가지고 그것만이 유일한 도구인 양 어설프게 휘두르며 돌아다니고 싶진 않습니다. 좋은 성과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성찰하고, 새로운 도전들에는 힘과 정성을 아끼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렇다 보니 이전에 해보지 않았거나 못한다고 생각했던 방법들에도 꽤 적극적입니다. 티셔츠를 만들어 판매한 일처럼 말이죠. 궁즉변 변즉통, 궁지에 몰리면 변하게 되어있다 하죠. 생존이 우선인 스타트업에겐 당연한 이야기라 크게 떠들 이야기는 아니겠지만요.


 그동안 퇴사 후 1년은 그동안 내가 무엇을 잘 해왔었는지, 스스로에 대한 평가의 시간이었습니다. 또 시장에서 기회는 어디에 있을까 고민의 과정이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이 두 가지 모두 만족할만한 수준의 답을 구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동료들과 함께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도전 DNA’를 구축했다 생각합니다. 회사 동료, 사수와 부사 수라는 다수 수동적 관계에서 이제는 생존이 달린 ‘창업 멤버’라는 차원이 다른 멤버십을 공유하게 되면서 말이죠.


 아무쪼록 기념 티셔츠라는 빌미로 많은 분들께 앞으로의 계획들에 대해 의논드려보고 싶었고, ‘도전 DNA’가 느껴지는지 확인받고 싶었습니다. '아기 새가 알을 깨고 나오려면 밖에서 알을 쪼아주는 어미 새가 필요하다'는 '줄탁동시(時)'라는 말처럼, 여러분의 말과 마음으로 알 깨고 나오겠습니다. 조금만 더 쪼아주세요.

많은 분들께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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