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에 대한 단상 (1)

2026년 1월 18일부터 2026년 1월 25일까지

by 양양

#1

고도를 기다리지 않기로 했다.

2 년 전 나도 같이 술 마시고 놀고 싶은 걸 꾹 참고

해내야 하는 일을 하러 갔다가

펑펑 내리는 눈에 서러워 운 그날도 고도는 안 왔다.

나는 이제 내 발로 고도를 찾겠다.



#2

하고 싶은 걸 하라는 건 뭘까?

A: 하고 싶은 거 하라면 뭐 할래

B: 나 우주 갈래. 아니 세계 일주할래

A: 아니 그건 너무 허무맹랑하잖아. 그런 거 말고.

B: 나 연극할래. 배우 하고 싶어.

A: 아니 그건 꿈에 가까운 거잖아. 그런 거 말고.

B: 그럼 그냥 방 안에 갇혀서 먹고 자고 놀래.

A: 아니 그건 인생 낭비잖아. 그런 거 말고.

하고 싶은 거 하라며. 그럼 그건 무슨 의도로 한 말인데.


#3

엄마와 나는 뭐가 다를까 승연과 나는 뭐가 다를까..

엄마도 하고 싶은 거 하라고 했더니

엄마는 그럴 수 없다고 했다

왜?

엄마는 50대고 너는 20대잖아

승연이한테도 하고 싶은 거 하라고 했더니

승연은 그럴 수 없다고 한다

왜?

너는 예술을 하고 나는 취준생이잖아

누군가는 하고 싶은 걸 하는 사람이 되는 오디션에서 탈락할지도 모른다.


#4

내 인생의 법칙이 있다.

행복감에 들뜨면 기가 막히게 불운이 찾아온다.

나에게 관대해지면 기가 막히게 벌이 따라온다.

그래서 나는 일주일 내내 뭔가가 나에게

과분하다고 느끼고

사치를 부린다 느끼고

심지어 무서워한다.

내가 한 건 평양냉면 먹기와 당일치기 여행 가기와

엄마에게 요리 배우기,.

나는 그동안 나에게 이 정도도 허락하지 않았구나.


#5

우리 하고 싶은 걸 했으니

적어도 허무함을 바라지는 않기로 해요.

결과를 바라고 한 일은 아니었잖아요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고 한 일도 아니었잖아요..

그래도 저는요 별밤에 내 사연이 소개되었으면 했어요.

국립극단 오디션에 요행이 따라줬으면 했어요.

야 하고 싶어서 했으면서 너무 욕심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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