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방콕여행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오토바이를 이용한다. 짧은 거리를 저렴한 가격에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이번 여행에서는 오토바이를 참 많이 타고 다녔다. 처음 오토바이를 탔을 때 두근두근 떨렸다. 사고가 나진 않을까? 괜찮을까?
막상 타니 빠른 속도감에 맞바람이 불어 날리는 머리카락이 기분 좋았다. 양 옆으로 보이는 방콕의 골목들은 나를 들뜨게 했다. 그때 내 앞 그랩 기사님을 보게 됐다. 권태로워 보였다.
여행용 하얀 원피스를 입고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나와는 사뭇 다른 모습. 같은 오토바이에 타고서도 우리는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권태와 설렘.
(2)
방콕에는 유명한 야경 일몰 스팟이 있다. 왓아룬을 볼 수 있는 한 골목이다. 이 골목에서 사진을 찍으면 정말 기가 막힌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야경 시간대가 되자 그 골목에는 사람이 바글거렸다. 심지어 전문 사진 기사를 대동한 사람도 있었고, 셀프 조명을 켜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 밖에도 키스하는 커플들, 왁자지껄 떠드는 친구들.
괜히 호들갑 떨기 싫었던 나는 조용히 그 골목을 걸었다. 골목 양 옆으로는 관광객을 상대로 한 노점과 가게들이 줄 지어있다. 식당들, 로띠 노점상, 카페 등등.
한 카페 안 소녀를 보았다. 잔뜩 쌓여있는 컵들을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뒤를 돌고 있어 표정은 볼 수 없었다. 그 광경이 참 묘했다.
중앙에서 시끌벅적 들뜬 사람들과 그 옆 카페, 축 처진 어깨로 설거지를 하는 한 소녀.
권태와 설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