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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un Aug 20. 2021

제주에서 숙소를 운영 중입니다.

제주에서 농어촌 민박을 오픈한 지 2달이 되었다.   제주도민이 된 지 만 4년.

언제 제주를 떠날까 했지만 삶은 내생 각과 많이 다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여행블로거로 매달 해외로 나가던 일상은 그저 오지랖 넓은 사람들의 잘근잘근 씹어대는 이야기 속 삶의 주인공이 되었다.  덕분에 오래 살듯싶다.  

그리고 어쩌다 우리는 제주에서 펜션 사장이 되었다.  




사장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하다. 월세를 주는 임차인.  펜션을 오픈한 운영자쯤 되겠다.  




비슷한 일을 한 적이 있다.   게다가 동시다발적으로 펜션 8곳을 청소해본 화려한 경력도 있다.

인생 최저의 몸무게를 찍고 피곤함이 덕지덕지 붙어 맹수의 발톱을 드러내며 누가 더 화가 많은 사람인양 남편과 끝장 볼 것처럼 싸운 날도 있었다.  제주를 온 게 잘못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던 적도 있고  여기서 청소하고 있는 내가 너무 한심해 보이던 날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 조차 경력이 되어 숙소를 오픈했다.     



대기업 퇴직을 하고 가장 많이 선택하는 직종 1위가 치킨가게라면..

2위는 숙박업이듯 싶다.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부부가 쉬엄쉬엄 청소하며 게스트를 맞이하는 개떡 같은 로망으로 많은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고 도전하는 그것..   내 입맛에 맞는 여행자만 올 것 같고~ 여행 오면 모든 게 다 사랑스러워 그저 "사장님 여기 너~ 무 좋아요~  " " 너무 잘 놀다 갑니다"라는

코멘트만 남겨줄 거라 생각한다면 가뿐히 웃어드리리.



현실은 온갖 지랄뼝인 상황에 컴플레인 거는.. 상상치도 못한 것에 온갖 트집 잡는 사람들에 단전부터 진한빡침이 절로 올라오는 다양한 상황에 그저 죄송하고 그저 조아려야 하는 더러운 상황도 참으로 많더라.  지랄염병에 개 화남이 밀려오며 맥주 한두 잔 마셔서 위로도 안 되는 더러운 기분이 하루 종일 가다가도

"잘 지내고 가요~"  "다음에 또 올게요~ "라는 영혼 없는 대사에 몸 둘 바를 모르는 나는..

제주도 숙소  운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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