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yun Jun 05. 2024

책 출간 후 알게 된 것들

책 출간한 지 반년 그리고 약 한 달이 지났다.   차마 무서워 물어보지 못했지만 아마도 출판사 창고에는 내 책으로 가득할 듯싶다.   주로 온라인에서 유명한 사람들과 유난히 계약이 많아 보이는 우리 출판사.  어느 날 보니 출판사에 계속 올라오는 유명한 인플루언서들과 나는 참 많이 달랐다.   SNS 채널의 특성이 다르기도 했지만 나에게는 진정한 팬군이 없었다.   다들 출간소식에 글 하나를 올리면 하나같이 다들 예약합니다. 주문바로 갑니다. 축하드려요 이건 꼭 사야죠 하는 수많은 댓글들에 처음 시작부터 사기가 떨어졌다.   대단한 유튜브를 가지고 있어 내 영상만 눈이 빠져라 기다리는 구독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진 한 장에 좋아요가 폭발하는 그런 영향력 또한 나에게 없었다. 시작부터 부족함으로 가득한 미운오리새끼가 된 기분.  부족함으로 똘똘 뭉친 나의 자신감은 극도로 하락했고 출간을 앞두고도 심적 부담이 컸다.  3년을 준비했으니 일단 내고 내고 나서 열심히 홍보하면 되지머.   출판사에서도 분명 홍보를 해줄 것이고 나도 매일 하는 게 블로그니 매일 책 후기 쓰지머~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많이 달랐다.  



우선 출간했던 수많은 블로거들과 다양한 출판사에서는 표지이벤트부터 시작했다. 이게 예뻐요? 이게 예뻐요? 하지만 나의 책 표지는 그런 50대 50의 선택권조차 없었다.  그래 그건 출판사의 의견이니 그럴 수 있다 치자.   다른 책 출간에는 이벤트 선물도 주고 하던데 내 책은 이벤트 따위도 없다.  서점에서 선물이라도 하나 주면 선물 받고 싶어서라도 살 것 같은데 그런 건 없었다.   안 그래도 시작부터 저기 뒤에 1km 뒤에서 달리기를 시작한 기분인데 더더 뒤에 혼자 서있는 기분이다. 




그래 혼자서라도 열심히 홍보하면 되는 거지.  그렇게 혼자 서평이벤트를 했다.  책을 주고 후기를 써달라는 이벤트를 혼자 블로그와 SNS에 올리고 인스타그램에서 작지만 소소하게 광고도 돌렸다.   처음 했을 때보다 광고를 돌려서인가 아주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서평이벤트를 신청했고 약 10명의 사람들에게 출판사를 통해 책을 보냈다. 그런데 6개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7명의 후기는 아무리 찾아도 없다.   서평이벤트에 본인이 줄 서서 참여하고 정성스럽게 집주소와 전화번호, 이름까지 남기고  꼭 받아보고 싶어요 라며 이벤트 신청을 하고서는  리뷰를 남기지 않는 마음은 도대체 무엇일까.   실제로 보니 책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걸까 아니면 정말 받고도 잊었나? 택배가 잘못 갔을까? 다른 출판사에서는 직접 그런 것도 관리하고 체크하면서 서평이벤트 예약판매이벤트 그런 거 하던데  나는 왜 혼자 이러고 있는 기분일까.  심지어 받은 사람도 후기를 남기며 출판사가 아닌 저자인 나를 태그 했다.   웃기다.  마치 내가 출판사 사장이 된 기분이랄까?  



책을 내기 전에는 몰랐다.  책을 내면 출판사에서 다양한 이벤트와 책 판매를 위해 열심히 애써줄 거라 생각했는데 현실은 그야말로 달랐다. 유명한 저자에게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이 이어졌고 책 내용을 떠나 그들이 책을 출간한 행위부터 이슈였던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출판사에서는 자동으로 홍보가 되었고 책도 많이 팔렸을 테니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저자였던 것이다.  시작부터 부족했던 나는 제아무리 홍보능력이 있다 하여도 부족했던 것.   틈날 때마다  관련 영상을 하나씩 릴스로 제작해서 업로드하고 매일 아침 서점 온라인 현황을 살핀다. 전국 교보문고의 남은 재고수를 마치 암호 외우듯 매일 체크하며 하나라도 줄어든 날은 뛸 듯이 기쁘다.  생각보다 많은 권수가 보이는 날에는 이 서점이 미쳤나 싶다.  이벤트에 참여하고 후기를 쓰지 않는 먹튀가 이렇게 많은 줄도 책이 나오기 전에는 몰랐다.  



그리고 우리 출판사 대표님의 프사가 인기 있고 사랑받는 책으로 바뀔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출판사에서도 내 책이 아픈 손가락이 된 것 같아서.   자랑하고 싶은 자식이 되었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한 것 같아 송구하고 다 내가 부족한 것 같아 미안하다.   그렇게 대표님 카톡 프로필에서도 책에 대한 애정도를 체크하고 있는 나를 책 출간 전에는 몰랐던 것이다.  뒤늦게라도 내 책이 우리 출판사에 흑역사가 아닌 자랑이 되기를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창고에 쌓여 먼지와 함께 뒹굴고 있을 나에 책들이 부디 1쇄라도 다 팔려 자원낭비가 되지 않았길 오늘도 간절히 바라본다. 오늘은 부디 전국 어디선가 단 한 명이라도 내 책을 구입해 주길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기 글 못쓰잖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