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경태 Jun 22. 2020

10년간 1,000권 읽다보면 깨닫는 독서의 본질

| 1년 100권 * 10년 = 1,000권? 아니 그 이상...




나는 1년에 책을 100~150권 정도 읽는다.


올해로 13년째 이정도 양을 읽고 있다. 물론 그 이전에도 남들보다 책을 많이 읽었다. 본격적으로 권수를 세어보고, 기록을 남기고 책장에 모아 정리한 것 기준으로 올해가 13년째다. 이 13년을 내 자기계발의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나의 자기계발의 시작은 독서를 시작하면서다.




누구나 그렇듯 처음에는 그냥 읽었다. 읽은 책의 권수를 체크했고, 읽기 시작한 날과 완독한 날을 책의 첫 장에 기록했다. 좋았던 페이지를 접거나 마킹했고, 감동적인 문장에는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었다. 그리고 다이어리에 다시 썼다. 이런 일련의 방법은 책에서 알려준 것도 있고, 책을 읽으며 저절로 깨우친 것도 있다. 아무튼 내 독서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처음 목표를 세우고 독서를 시작했을 때 “10권 정도 읽으면 뭔가 느낌이 오겠지.”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내 독서는 마구잡이식 읽기였기 때문에 주제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것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그냥 관심가는 책들을 눈으로 읽고 잠시 생각을 해보는 것, 딱 그정도였다.



1,000 피스의 퍼즐을 맞춰 본 적 있는가?
1,000개의 조각을 금방 맞출수 있을것 같지만 직접 시도해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더군다나 모네/ 밀레/ 고흐의 작품같이 배색이 비슷한 명화 퍼즐이라면 하나하나 조각 모서리를 대조해서 맞춰보지 않으면 완성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처음 퍼즐을 맞출 때 가장자리의 테두리를 맞추는 것부터 시작한다. 테두리는 한 면이 직선이라 조각에서 찾기 쉽기 때문이다. 보통 여기까지는 다 맞춰낸다.

그 다음이 문제다. 보통 이 즈음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단계를 넘어가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원본 그림 중에 특징이 있는 곳을 지정하고 그 조각을 찾아 분류한 뒤 그 지점부터 하나씩 맞춰간다. 매우 지난한 과정이다. 허리와 목이 아프고 눈이 시큰거린다. 몇 시간을 들였지만 겨우 10~20개 조각을 맞추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시간을 들여 애쓰다보면 조금씩 그림의 특징이 잡혀간다. 그러면서 넓은 그림의 군데군데 섬처럼 그림 조각이 생긴다. 그리고 점점 속도가 빨라진다. 결국 퍼즐이 완성된다. 퍼즐은 이렇게 맞춰지는 것이다.


최근 독서도 퍼즐과 매우 유사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처음 독서를 시작했을때 몇 권 읽으면 금세 뭔가를 깨달을 수 있을 것 같았고, 권수가 늘다보니 마치 내가 똑똑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속도와 재미를 붙이게 된 어느 순간, 읽은 책 보다 읽어야 할 방대한 책의 양을 느끼게 되면서 주눅들기 시작했다. 또, 시간이 지나자 읽었던 것들조차도 기억이 가물가물해지기 시작했다. 읽었던 책을 다시 읽어도 처음 읽는 것 같을 때도 있었고, 심지어 읽은 후 내용이 너무 좋아 서평을 쓰려고 봤더니 몇 년 전 이미 서평을 써두었던 책도 있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독서가 시간낭비 같았다. 마치 자기만족에 빠져서 “또 한 권 끝냈다.”라며 혼자 기뻐하고 혼자 웃는다는 그런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런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읽었던 책들이 하나씩 머릿속에서 엮이는 순간을 만나게 되었다. 독서를 시작한지 3년쯤 지났을 때 이런 순간을 느꼈다.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책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선 비슷한 얘기를 읽었던 책을 떠올리고 소개할 수 있었다. 또, 새 책을 읽으면서 그 작가의 과거 책과의 연관된 고리를 찾게 되었고, 그가 영향받은 사람이 ‘이 사람이 아닐까?’라고 짐작해보면 맞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자기계발서는 비슷한 내용이 많아서 연결고리를 찾기가 용이했다.
지금도 여전히 읽어내는 양보다 훨씬 더 많은 책이 출간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책을 사모으고 있다. 최근 SNS가 일상이 되면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다 보니 그들이 추천하는 책의 홍수에 빠졌다. 책장이 부족해 책을 바닥에 쌓아두면서도 관심가는 책을 사모으고 읽을 순간을 기대한다. 10년 정도 책을 꾸준히 읽다 보면 누구나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꾸준할 줄 몰랐지만 이제는 내 최대의 강점이 꾸준함이 된 것은 오롯이 독서 덕분이다. 그럼 이 글을 통해서 말하고자 했던 <독서의 본질> 3가지를 정리해보겠다.


1. 독서는 책읽기가 끝나면서 비로소 시작된다.
사전적 의미로 독서를 이해하는 것은 중/고등학교의 객관식 문제 답안을 찾는데 까지다. 독서는 책 한 권을 읽어서 끝을 내는 것이 아니라, 책 한 권을 읽고 나서 시작된다. 책을 읽고 느꼈던 생각을 곱씹어보고, 필요하면 자신의 의견으로 정리해보는 활동 그것이 진짜 독서다. 다시말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읽은 뒤 내 생각과 저자의 생각을 비교/대조하며 생각을 성장시키는 활동이 바로 독서인 것이다.


2. 독서는 생각의 변화가 목적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읽음”이 끝이 아닌 시작인 독서의 목적지는 바로 “생각의 변화”다. 우리가 새롭게 무언가를 배우고 익혀서 내 것으로 만든다는 것은, 정보를 통해 내가 알지 못했던 것을 지식으로 만들어 머릿속에 집어넣고, 그것을 지혜로 변환시켜 앞으로의 삶에 자유자재로 활용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즉, 지식은 명확한 인식이나 이해를 말하고, 지혜는 이해를 통한 “이치의 깨달음”을 의미한다.
이 깨달음의 결과를 우리는 “변화”라고 말한다.따라서 독서는 위 1번에서 언급했던 생각의 비교/대조 활동을 통해 자신의 삶에 활용할 깨달음을 얻는 것이 목적인 것이다.


3. 독서는 자신의 삶의 목적을 찾아가는 활동이다.
그럼 사람들은 왜 깨달음을 원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지금 자신이 제대로 걸어가고 있는지를 알아차리기 위해서다. 우리는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존재다. 우리는 각자 살아가는 이유는 다르겠지만, 모두 다 자신만의  목적지가 있다. 하지만 그곳은 모호하다. 대부분 사람들은 그곳이 어디인지 깨닫지 못한채 사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어느 누구 하나 그저 그런 인생은 없듯, 우리는 단어나 문장으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모두 자신이 생각하는 삶의 목적지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곳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이 우리의 인생인 것이다. 하지만 목적지가 명확하지 않기에 우리는 자꾸 의심을 한다.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이지? 내 삶에 새로운 선택지(도전)가 주어졌을 때 내 선택이 옳은지? 사실 이건 정답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깨달음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계속 고치고 방향을 바꿔가며 계속 걸어가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독서를 통해 생각을 키우고 그 생각의 변화를 통해 자신이 바라던 그곳을 향해 걸어가는 것이다.  


지금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는 독서를 탓하지 말자. 꾸준해야한다. 견뎌야한다. 그러던 어느 순간 티핑 포인트를 만나게 되면 분명 자신이 생각해오던 삶의 목적이 뚜렷해질 것이다. 묵묵히 인내하며 책을 읽고 생각하자. 그리고 생각을 정리하며 한 조각 한 조각 퍼즐을 맞춰가듯 그렇게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나아가자. 그것이 바로 독서의 본질에 다가가는 유일한 방법이다.

여러분의 독서를 믿는다. 그리고 건투를 빈다.


#회사생활 #월급쟁이 #자아실현 #자기계발 #독서습관

이전 05화 일 vs 자기 계발, 경계선 허물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