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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Jun 23. 2020

일 vs 자기 계발, 경계선 허물기

| 회사 목표처럼 인생 목표 한번 세워보자




이게  회사 덕분에


매년 12월이면 이듬해 목표를 정한다. 그다지 계획적이지 않았던 놈이 계획적으로 변했고, 그 덕분에 계획이 제법 구체화되었고, 하나씩 성과를 보여주는 것들이 생겼다.
여러분은 어떠한가? 여러분도 새해가 되면 “올해는 꼭 해야지!”라며 몇 개의 계획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지 않는가?

여기서 질문

1. 당신은 매년 계획을 세우는가?
2. 계획을 세운다면 그것을 종이에 적어보는가?
3. 적은 내용을 항상 볼 수 있는 곳에  붙여두고 수시고 보고 있는가? (책상 앞 / 게시판 / 휴대폰 화면 등)
4.. 계획에 납기를 썼는가?
5. 계획을 어느 주기로 점검하는가?


위 5가지 질문에 모두 제대로 답을 했다면, 적어도 20~30%는 달성하고 있을 것이다. 사실 앞선 질문처럼 철저하게 준비를 하고 실행해도 달성률이 고작 이 정도 수준이다. 그런데 위 항목 중 여러 개를 놓치고 있다면, 철저하지도 못하고 실행 진도조차 체크하고 있지 않다면, 단 하나도 이루어내기 어렵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제 아무리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모든 것을 다 기억할 수는 없다. 이런 이유로 기대감에 연초가 되면 습관적으로 계획을 세워보지만 금세 잊어버리고 항상 되돌이표다. 작심삼일은 내 의지의 약함을 탓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망각의 비유이기도 하다.




여러분과 똑같다. 나라고 특출  놈이겠는가?

나 역시 부푼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번지르한 연간 목표를 10개 정도 머릿속에 떠올리곤 했다. 며칠 뒤, 기억나는 몇 개는 시도 했지만 처음 계획했던 순간처럼 모두를 기억해낸 적은 없었다. 그리고 비슷한 절차를 밟으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운동하기 / 영어 공부하기 / 책 읽기 / 가족 여행하기 / 적금 들기 /...


당시 머릿속에 그렸던 계획이다. 이 따위로 계획을 세웠으니 달성이 가능했겠는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을 지극히 단순하게 나열하는 것이 전부였다. 달성은 어불성설이다. 지속적으로 떠올리지 못하는 계획은 순간의 뿌듯함을 위한 허세 같은 결심일 뿐이다.


그때까지 나는 인생 목표를 회사의 업무목표를 세우는 방법과 연관시켜 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회사와 나는 별개의 존재이고 회사 일과 내 일(자기 계발)은 성격이 다르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이 둘 사이에 높은 벽을 세워놓고 있었다.


당시 나의 자기 계발은 열정적이고 독했다. 하지만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가 없자 서서히 지치기 시작했었다. 그때 내 생각을 뒤집어 놓은 것이 박용후 작가의 <관점을 디자인하라>라는 책이었다.



회사가 끝난  자기 계발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뒤집었다.

 

퇴근 후가 아닌 업무 시간에 자기 계발을 하겠다고 생각을 바꾼 것이었다. 다시 말해, 회사에서 메일을 쓰는 것도 내 글쓰기 자기 계발이고, 업무 자료나 기술논문을 읽는 것도 내 삶에 도움이 되는 지식을 축적하는 활동이라고 정의했다. 일에서 자기 계발로 관점을 바꿔본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바꾸자 모든 것이 달라 보였다. 회사에서 수년간 해오던 모든 일이 전혀 다른 새로운 것으로 보였고, 자기 계발을 하기에  회사에서 익힌 체계적인 업무습관은 너무나 큰 도움이 되었다.

연간 목표를 PPT 자료로 만들었다. 번호로 넘버링을 하고, 촌철살인 같은 키워드로 문구를 표현하고, 계획을 요약하고 일정과 납기를 정했다. 또 함께할 사람을 찾아 넣었다. 회사에서 연간/월간/주간 계획을 만들던 것을 내 삶에 고스란히 적용한 것이다. 멋진 한 장의 연간 계획표가 만들어졌다. 서재 책상 앞에 이것을 붙여두었고, 사진을 찍어 휴대폰에도 넣어두어 자주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자꾸 보니 생각나서 시도하게 되었다.


예를 한 가지 들어보겠다. 위에서 썼던 “운동하기”라는 추상적인 목표를 아래와 같이 바꿨다.

1. 달리기 (인간은 뛰기 위해 존재한다)
   - 3개월 내 30분간 쉬지 않고 뛰기 / 어플 활용 (@4/30)
   - 5킬로미터 뛰기 10회 (@5/31)
   - 10킬로미터 뛰기 2회 (@8/31)

2. 걷기 (나는 호모 사피엔스다)
   - 달리기 하지 않는 날 걷기 (휴대폰 앱 10,000보 달성, @최소 주 2회 이상, 주말은 무조건 1번)
   - 비 오는 날은 회사나 아파트 헬스장 트레드밀 활용
   - 다이어리 월간 달력에 일자별 표기

3. 스트레칭 (몸이 유연해야 생각도 유연하다)
   - 유튜브 [눈뜨자마자 스트레칭 (9분)] 주 3회(월/수/금) 실시



어떤가?
계획을 세우는 것도 훨씬 재미있고, 목표를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수준으로 조정하다 보니 시도하게 되고, 조금씩 달성해가는 맛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방식으로 주간/월간으로 점검하면서 월간 달력에 실시한 날을 기록하고 달성률을 체크해가고 있다. 달성하는 맛이 제법이다.

비슷한 방법으로 새로운 목표가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추가하다 보니 계획이 제법 많아졌다. 그리고 달성한 것들 중 더욱 수준 높게 추진할 것과 마무리할 것들을 따져 체크하고 나에게 작은 보상을 준비했다. 이렇게 회사 목표 세우는 법을 활용하여 개인 목표를 수립하다 보니 이제는 연간 목표를 넘어 10년 단위 인생 목표도 구체적으로 계획할 수 있게 되었다. 40대 / 50대 / 60대로 시기를 구분해 삶의 목적을 키워드로 정의했고, 그 목적에 맞는 미션을 끼워 넣고 거기서 파생되는 실행계획을 발굴해 넣기 시작했다.
또, 연간 목표를 잘게 나눠 분기별/ 월별 목표를 나눴고, 그것들을 다이어리 월간 달력의 맨 앞쪽 INDEX에 붙여 매일 회사와 집에서 새벽과 저녁 또 수시로 확인하여할 일을 상기시키고 방향을 잊지 않도록 나를 담금질한다.

잠깐, 계획을 너무 빡빡하게 세우지는 말자. 몸이 힘들면 미루게 되고, 미루다 보면 흐지부지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제임스 클리어가 말한 것처럼 하루는 쉬어도 절대 이틀은 쉬지 말라.”는 것이다. 

나는 회사 일을 통해서 자기 계발하는 법을 점프업 시켰다. 내 제안이 진리는 아니겠지만, 이렇게 시도해보지 않았던 분이라면, 현재 노력 중이지만 자기 계발의 성과가 더디다고 생각이 든다면, 한번 따라 해 보길 바란다. 여러분도 실행 가능한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워 그것을 하나씩 달성해가는 자기 계발의 참 맛을 느껴보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회사생활 #월급쟁이 #자아실현 #자기계발 #경계선허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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