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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Jul 12. 2020

“환경설정”만으로 1년에 50권 읽을 수 있습니다

 | 환경이 독서습관을 만든다




"환경설정"


어디서나 쉽게 봐오던 단어였기에 가볍게 넘겨왔던 단어였다.

그런데 요즘 이 단어의 무게감을 절실히 느낀다. 간단한 전자기기부터 복잡한 컴퓨터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사용자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꼭 맞는 방식으로 여러 설정을 변경하여 사용한다. 자기 계발도 이런 프로그램 중 하나다. 즉, 자기 계발에 알맞은 나만의 환경을 갖추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예전보다 훨씬 더 큰 아웃풋을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코딩을 할 때 프로그래머는 알파벳 가독성이 좋은 폰트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소문자 i와 l을 자연스럽게 구분할 수 있게 된다. 나에게 자기 계발의 시작은 독서였다. 이 장에서는 여러분들에게 자연스럽게 독서를 습관화할 수 있게 만드는 환경설정의 3가지 꿀팁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1. 알람시계

알람은 "각성"이다.

혹시라도 깜빡 잊을지도 모를 상황을 대비해서 기계의 힘을 빌리는 것이다. 직장인들이 기상 알람을 설정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느낌이 올 것이다. 기상 알람이 울리는 순간, 당신은 기계적으로 이불속에서 튀어나와 습관적으로 자신의 루틴을 따르게 된다. 예를 들어 침대에서 일어나 물을 마시고, 욕실로 가서 양치질을 하고, 샤워를 하고, 옷을 입고, 화장을 하고, 밥을 먹고, 집을 나서는 루틴 말이다.


독서에 대한 내 열정을 믿었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따른 "망각"을 없애기 위해 알람시계를 이용했다. 매일 낮 12:30분과 밤 8:30분에 알람이 울리면 기계적인 루틴을 따르도록 환경을 설정했다. 알람이 울리면 무조건 내 책상으로 가서 책을 들고 1분이든 10분이든 책을 읽는 것이다. 처음엔 이상하게 느껴지겠지만 이게 익숙해지는 순간이 오면 자신의 몸에 독서가 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점심시간 25분을 이용해서 일주일에 책 1권을 읽는다. 물론 속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점심때는 주로 챕터가 짧은 자기 계발서를 읽는 편이다. 이런 책은 술술 읽을 수 있기 때문에 25분이지만 40~50페이지를 읽을 수 있다. 주 5일이면 200~250 페이지다. 거기에 화장실 갈 때 잠시 책을 들고 가서 한 챕터 정도 읽다 보면 점심시간 만으로도 자기 계발서 한 권의 2/3는 충분히 읽어낼 수 있는 것이다. 이건 순전히 자신의 의지의 문제다. 쉬운 책을 선택하겠다는 것과 알람이 울리면 25분간은 꼭 책을 읽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가능한 일이다.


저녁시간에는 문학이나 지식도서(경제/경영 등)를 읽는다. 그런데 저녁은 약속이라는 커다란 변수가 있어서  처음에는 주 3번 달성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3번은 꼭 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저녁시간은 훨씬 긴 시간을 독서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점심과 저녁시간 약간을 활용하면 350 페이지 수준의 책 한 권은 무난한다. 주말이 아닌 주중만으로도 말이다. 특히 여러분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 분이라면, 쓸데없이 스마트폰으로 하지 않아도 될 SNS와 가십거리들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지 말고 그 시간에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작가들의 정제된 문장 한 줄 한 줄이 여러분이 직장에서 쓰게 될 이메일의 한 문장 한 문장을 빛나게 해 줄 것이다. 물론 이건 단시간에 성과가 나오는 것은 아님을 잊지 말자.





2. 목표 권수 설정

두 번째 환경설정은 바로 독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었다.

목표와 목적은 다르다. 독서의 목적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내 경우는 "변화"였다. 당시의 내 모습에 좌절을 느꼈기 때문에 변하고 싶었다. 그래서 목적은 "변화"로 정했고 그것을 기대하며 책을 읽어나갔다.


목적을 정했을 때부터 가졌던 고민은 바로 "대체 몇 권을 읽으면 내가 변하게 될까?"였다. 학창 시절부터 제법 오랜 기간 책을 읽어왔지만 변화를 알아채지 못했기 때문에 독서법이나 읽은 책의 종류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에 미쳤다. 이것은 문학에 올인했던 내 독서를 자기 계발의 분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자기 계발서를 읽어가면서 문학보다 훨씬 더 직설적이고 단호한 문장들에 놀랐다. 하지만 신선했다. "사람은 정직해야 한다."가 자기 계발서의 문장이라면 문학에서는 "피노키오야, 네 코가 왜 길어졌는지 생각해보렴."이라는 것처럼 말이다.


비유와 상징에 익숙해있던 나에게 직설적이고 명확한 자기 계발서의 문장은 생각보다 앞선 실천을 종용했다. 이런 종류의 책에 점점 매료되었고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를 읽으면서 책에서 언급했던 100일간 33권 목표를 정해 자기 계발서 33권을 뽀갰다. 목표는 달성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미달이라는 것보다 달성이나 초과 달성이라는 말이 더 값지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읽어낸 권수라는 숫자에 집착하며 열심히 읽었고 초과 달성을 맛보았다.


사람은 비슷하다. 

목표가 주어지고 충분한 기회와 동기부여만 된다면 목표 달성을 향해 나아가게 되어있다. 재테크를 목적으로 하는 누구에게는 목표가 종잣돈 천만 원 모으기가 될 것이고, 또 다른 누구에게는 내 집 마련이 될 것이다. 나에게는 변화를 위한 독서였고 그 목표 숫자가 100일간 33권 뽀개기였을 뿐이다.


환경설정에 목표는 너무나 중요하다. 또한 목표 설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치로 확인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량적 데이터는 시각화가 가능하다. "책 열심히 읽기"가 아닌 "책 4권 읽기"가 제대로 된 목표라는 말이다. 그리고 목표에는 반드시 "납기"가 있어야 한다. 납기 없는 목표는 공염불이다. 이 글의 제목에서 언급했던 1년에 50권이라는 문장에는 목표와 납기가 있다. 이것이 바로 목표인 것이다. 이렇게 목표를 정하게 되면 여러분의 머릿속에 숫자를 세어나가기 시작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환경 설정의 힘이다.





3. 계획 설정 및 진도 체크

공부에는 예습과 복습이 있다. 예습과 복습이라는 단어의 바탕에는 "진도"라는 개념이 숨어있다. 현재의 학습 진도 속에서 예습과 복습이 존재한다. 

독서 습관도 마찬가지다. 제시했던 1년 50권이라는 목표를 여러분이 진행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여러분 각자의 현재 상태가 존재할 것이다. 누구는 0권, 누구는 3권, 누구는 10권 이렇게 말이다.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남은 기간을 명확히 알아야 남은 기간 목표 달성을 위해 내가 애써야 할 시간이 계산된다. 이것을 수시로 정확히 점검해야 우리는 목표 달성을 할 수 있다.


자! 그럼 이제 여러분들이 1년에 50권을 어떻게 읽어낼지 함께 계획을 세워보도록 하겠다.


1년 50권이면 6개월에 25권이다. 3개월 즉 분기별로 13권을 읽으면 된다. 그럼 1개월에 4권을 읽으면 3개월이면 12권이니 이런 속도로 읽어간다면 아마도 1년에 50권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꾸준히 했다면 분명 2~3개월이 지난 시점에 속도가 붙는다.) 

목표는 이렇게 잘게 나누는 것이다. 그런데 한 달 4권도 너무 흐릿한 목표다. 더 잘게 나눠야 한다. 한 달은 4주, 7일 * 4주 = 28일이다. 그럼 일주일에 1권을 읽으면 된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바로 일주일에 1권인 셈이다. 이렇게 읽어가면 1년에 50권이라는 목표가 달성된다.


이런 방식으로 목표를 설정했다면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씩 진도를 체크를 해야 한다. 매주 월요일 점심시간 어떤가? 그 시간에 일주일 독서량을 체크하는 것이다. 몇 권을 읽었는지, 아니면 한 권도 읽지 않았는지 점검하자. 읽었으면 다이어리에 읽은 책을 기록하고 완료 표기를 하자. 사실 50줄의 표를 만드는 것이 가장 좋다. 그리고 매 줄마다 읽을 책 제목을 기록하고 읽었으면 지워가는 것이다. 그 표는 다이어리 앞 페이지에 붙여두고 자주 들여다보자.


일주일에 한 권이라는 목표가 부담스럽다면 이번에는 책 한 권을 잘게 나누어보자. 준비한 책이 350페이지이면 7일간 매일 50페이지를 읽으면 된다. 오늘 20페이지만 읽었다면 내일 80페이지를 읽으면 된다. 이렇게 페이지수를 정해두면 자신의 독서 속도를 통해 시간을 배정할 수 있다. 만약 어제 70페이지를 읽었다면 오늘 30페이지를 읽는 것이 아니다. 오늘도 목표한 50페이지를 읽어야 한다. 혹시 빠뜨릴지 모를 언제가를 위해 매일 같은 계획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어떤가? 50권이라는 막막한 목표가 하루 50페이지라는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수치로 다가왔다. 쉽지 않아 보여도 명확히 수치화해서 계획을 세우고 시작해보면 여러분의 일상에 하나의 습관으로 자리매김하기 훨씬 수월하다. 상세한 세부계획 없이 한 달에 4권, 1년에 50권, 일주일에 1권이라면 사실상 독서습관을 만들기는 어렵다. 이건 순전히 여러분의 의지의 문제다. 스스로가 발전하고 싶다면, 변화하고 싶다면, 그것의 시작이 독서라고 믿는다면 이 방법이 가장 빠르고 명확한 길이다.


세상에는 단기 속성이라는 과정이 있다. 또 편법이 난무한다. 어떤 사람은 한 시간에 책 1권 읽는 법을 가르치고, 누구는 10분에 책 1권을 읽는 법을 알려주겠다며 사람들을 모은다. 여러분이 확실히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읽은 책의 양을 통해 만족감을 얻고 싶다면 그런 곳을 찾아가는 것이 맞다. 하지만 독서는 책을 읽어서 줄거리를 외우는 과정이 아니다. 

독서는 책을 읽어 작가의 생각과 내 생각을 비교 대조하면서 생각의 부피를 키우고 밀도를 높여 사고의 폭을 확장시키고 내 생각의 방향을 전환시키는 과정이다. 이 과정의 반복을 통해 변화를 경험하고 즐거움을 얻는 것이 바로 독서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빨리 읽는다고 절대 좋은 것은 아니다. 물론 빨리 읽으면서 질 좋은 독서를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이것은 단번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독서량의 축적을 통해 서서히 얻게 되는 경험치 같은 것이다. 그러니 단기속성이나 비법에 혹하지 말고, 조금 느리더라도 한 걸음씩 자신의 발로 걸어보길 바란다.


그럼 여러분이 1년 50권 읽게 되는 그 날, 함께 자신의 발전과 변화를 토론할 그 순간을 기대해본다.


#회사생활 #월급쟁이 #자아실현 #자기계발 #환경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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