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말이야! 너 진짜 잘하는 게 뭔데?

03. 신발끈 묶기 | 삼성맨의 자기계발법

by 김경태


"당신이 정말 잘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오늘 여러분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보기 바란다. 지금 당장 메모지 한 장을 꺼내 질문을 쓰고 5분 정도 이 질문지를 들여다보자. 이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 있다면 당신은 자기계발의 두 번째 단계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 질문에 명확히 대답하지 못한 채 자기계발을 진행하고 있다면 당신은 어제와 아니 한 달 전/ 1년 전/ 10년 전에 해왔던 자기계발과 다를 바 없는 반복적인 실패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억측 같아 보이지만 진짜다.




사람이 세계 또는 그를 직접적으로 둘러싸고 있는 세계가 정해준 대로 자신의 일생을 살아간다면, 그에게는 원숭이 같이 흉내 내는 것 이외의 다른 능력들이 있을 필요가 없다. 반면에, 자신의 일생을 스스로 선택하고 정하는 사람은 인간에게 주어진 모든 능력을 사용하게 된다.

-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에서 발췌




생각해보자.

초 중 고등학교를 거처 대학생이 된 당신, 또는 대학을 거치지 않고 바로 세상의 문 밖으로 한걸음 내디딘 당신.


지금까지 자신이 선택한 결정으로 미래를 꿈꿔왔는가?


아마도 10명 중 8~9명은 "아니요"라는 답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그때까지의 결정은 누구의 결정이었나? 부모의 결정이었나? 친구들의 결정이었나? 아니면 또 다른 누군가의 결정이었나?


주입식 교육에 길들여진 우리는 사실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낯설다. 이건 자신의 잘못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세상이 그렇게 만들어놓은 것이다. 우리는 학교, 집, 학원, 도서관, 독서실 등을 전전하면서 누군가가 알고 있던 지식을 배우고 익혀 시험을 보고 성적을 만들었다. 그 결과표인 성적은 우리를 어느 대학의 어느 학과 또는 어느 직장의 어떤 부서로 지정했다. 지금까지의 세상은 몇 개 되지 않는 잣대로 1번부터 끝번호까지 줄을 세운 다음 적성과 미래가치라는 요소를 살짝 덧칠한 뒤 우리들의 미래를 할당했다. 내가 결정한 지점이 분명 존재한다고 느끼겠지만, 사실 대부분은 시스템이 정한 것이었다.


흔히 가장 성적이 좋은 사람들이 지원한다는 "의대"를 예로 들어 보자.

적성에 맞고, 생명과 치료에 대한 커다란 사명감으로 의과 대학을 지원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런 사람들로 의과대학이 채워진다면 외과의사가 부족하다는 말이나 지방 의료공백이 지금처럼 큰 사회적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명감보다는 명예, 지위, 계층, 돈과 같은 것들에 의해 만들어진 소위 기득권이라고 불리는 Inner Circle에 포함되고자 하는 욕구와 편향된 시스템이 미래의 내 직업을 결정하는 문제에 나의 의지보다 더 큰 결정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현실이다.


비약해서 의대라는 단적인 예를 들어봤지만, 사실 우리는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해 본 적이 별로 없다. 내가 원하지 원치 않든 학생이 되었고, 학생은 공부를 해야 한다고 해서 공부했다. 국어/영어/수학이 중요하다고 해서 이 과목에 열을 올렸다. 대학은 서울로 가야 한다고 해서 인서울(in Seoul)에 목멨다. 내 미래이기 때문에 나의 결정이 가장 중요했어야 했지만 그동안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준 부모님의 기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내 꿈과 부모님의 기대를 저울질해봤을 때 부모님의 무게가 훨씬 더 무겁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그들의 말도 무겁게 다가왔다. 그래서 우리는 "언젠가"라는 단어 속에 자신을 감추고 부모님 또 누군가가 웃을 모습을 상상하며 "결국 좋은 게 좋은 거다."라며 그들의 말에 따라온 인생이다.


"인간은 세상에 툭 내던져진 존재다" - 장 폴 사르트르 -


20년 넘게 이렇게 살아온 인생인데 어느 날 갑자기 “이제 너 스스로 결정해!”라는 당황스러운 순간을 만나게 된다. 부모님으로부터 독립을 하게 되는 시기, 내가 돈을 벌게 되고 그 돈으로 내 의식주를 해결하기 시작하는 그 지점부터 의사결정은 점점 내 몫이 된다. 그동안 열심히 정해줬으면서, 이제는 그런 일도 네가 못 정하냐고 말한다. 매우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이런 순간을 경험해보았다면 그래도 당신은 참 다행인 사람이다. 앞으로 계속 스스로 결정하며 경험치를 쌓을 테니 말이다. 처음에는 혼란스럽고 당황하겠지만 연습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하면 된다.



이 시점에서 다시 첫 질문을 떠올려보자.


"당신이 정말 잘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은 여러분 스스로 답해야 한다. 누가 알려준 자신이 잘하는 것 말고, 내 생각에 내가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써야 한다. 스스로 나를 대표할 수 있는 장점을 생각해본 적 없다면 이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할 것이다. 누구처럼 특출 난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인정받아본 적도 별로 없기 때문에 매일 무언가를 하면서 살고 있지만 그것이 내가 잘하는 것인지? 그냥 시키니까 하는 것인지? 자신의 실력을 가늠하기 모호할 것이다. 내가 만나본 사람들은 다 그랬다. 위 질문을 시작으로 두세 번 질문을 건네면 대부분 "잘 모르겠다. 그냥 평범한 삶을 살았다."라고 말했다. "꼭 잘하는 게 있어야 하나요?"라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


물론 잘하는 게 없어도 사는데 큰 지장은 없다. 하지만 자신을 계발해서 좀 더 나은 변화를 지향한다면 자신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건 10명의 용의자 중 1명의 범인을 찾을 때 알리바이나 증거를 보지 않고 그냥 1번이 범인이라고 단정하는 것과 같다. 그냥 1/10 확률에 기댄 답은 90%가 오답일 수밖에 없다. 적어도 정답 확률을 70~80%는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자신에 대한 대답인데.



자신의 현재를 명확히 진단한 뒤 발전계획을 세우자.

자신을 더 나은 존재로 만드는 방법은 현재의 장점을 강화하거나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내게 없던 새로운 것을 발견해 나를 계발하겠다는 생각은 오산이다. 지금까지 찾지 못했던 것을 앞으로 발견할 가능성에 시간을 허비하지 말자. 사실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 특히 여러분의 눈에 보이는 세상에는 더 없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지금 여러분이 자신을 계발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한 가지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강화/보완하는 것뿐이다.


혹시, 자기계발을 시작한다며 서점에 가서 최근 유행하는 자기계발서나 베스트셀러, 또는 두꺼운 고전을 구매한 뒤 "오늘부터 시작"이라며 작심삼일을 반복해오고 있지는 않았는가? 또, 열심히 책을 읽고는 있는데 지금 읽는 이 책이 내 삶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자꾸 의심되지 않는가? 수년째 자기계발을 하고 있는데 발전이 없는 것 같은가?


만약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거나 지금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당신은 자기계발의 첫 단추를 잘못 끼웠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자기계발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뚝딱하고 나를 변하게 만드는 요술방망이는 아니다. 하지만 과정과 결과가 자꾸 의심되고, 그래서 결심이 흐트러지고 흐름이 끊기는 것은 자기 확신이 줄어들고 있다는 증거다. 지금 당신의 자기계발이 이런 생각 속에서 진행 중이라면 정확한 자기 파악을 못한 채 만병통치약에 의존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다시 언급하지만 자기계발은 자신의 강점을 강화하는 활동약점을 보완하는 활동 이 두 가지가 지금 여러분에게는 전부다. 따라서 자신을 명확히 모르고는 효과가 낮을 수밖에 없다.



자, 그럼 네 가지 질문을 해보겠다. 간단하게라도 이 질문에 답을 적어보기 바란다. 단어도 좋고 문장도 좋다.


1. 당신이 가장 잘하는 것 10가지를 적어보자.

2.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 10가지를 적어보자.

3. 당신이 가장 못하는 것 10가지를 적어보자.

4. 당신이 가장 싫어하는 것 10가지를 적어보자.


순간적으로 생각난 것이든 열심히 고민한 것이든 상관없다. 고민의 깊이에 비해 답에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은 자신을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 생각한 것들이 잠시 작성해본 이 질문의 답에 고스란히 녹아있을 것이다. 자신의 답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새 메모지를 꺼내 다시 써보자. 이전의 메모는 버려도 된다. 다시 적게 되는 답도 첫 번째 답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학창 시절 시험 볼 때 이런 경험을 해봤을 거다.

객관식 문제에서 2번과 3번이 헷갈릴 때, 2번을 써놓고 마지막에 3번으로 고치는 경우 말이다. 이렇게 고쳐서 답을 맞힌 적이 많은가? 틀린 적이 많은가? 직관이 옳았는가? 고민이 옳았는가? 아마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결과는 비슷하다. 직관이든 고민이든 특별히 상관없다는 말이다. 특히 앞의 질문들은 객관식이 아니기 때문에 정답이 없다. 그러니 편하게 대답하기 바란다. 내가 이 질문을 통해 여러분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딱 한 가지다. "스스로 자신의 현재를 생각해보는 것" 이것뿐이다.



그럼 다음 단계로 넘어가겠다.


5. 1번과 2번을 동시에 만족하는 것을 고르자.

6. 3번과 4번을 동시에 만족하는 것을 고르자.


동시에 만족하는 것이 없다면 그중에 Best 1,2,3과 Worst 1,2,3을 고르면 된다.


5번에 대한 답을 지금 이 순간부터 당신의 장점이라고 믿으면 된다. 그리고 6번의 답을 단점이라고 하면 된다.


꼭 맞을 필요는 없다. 일단 이렇게 정하고 시작하는 것이다. 목적지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그래서 우리는 맞든 틀리든 일단 배를 띄우고 항해를 시작할 것이다.


5번에서 얻은 답을 강화하기 위해서 갈 것인가? 6번에서 얻은 답을 보완하기 위해서 갈 것인가?를 결정하면 된다. 이것도 결정이 어렵다면 내가 결정해주겠다. 일단 5번에서 얻은 자신이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더 잘할 방법을 찾는 것으로 떠나기로 하자. 떠나다 보면 목적지가 바뀔 수도 있고, 새로운 목표가 생길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일단 정하고 출발하는 것이다.


일단 저지르는 것, 그리고 수습하는 것이 회사 일이나 사업같이 복잡한 일을 진행하는 데 있어 성과를 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할 것은 자기계발 아닌가? 혼자 진행하는 것이고 이제 겨우 시작하는 것인데 망설일 이유는 없다. 일단 시작하는 것이다.


"어떻게 자기계발의 다음 단계를 시작할 것인가?"는 다음번 글에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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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XVidyvwjFy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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