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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Mar 12. 2018

똑똑한 딸들 어디로 갔나

통계로 본 여성 고용 현황

저는 국내 대기업에서 해외영업 업무를 하고 있는 12년차 여자 과장입니다. 제 주위에 일하는 동료들의 80% 이상은 남자들입니다. 사장님을 비롯하여 팀장님을 맡고 계시는 부장님들까지 모두 남자, 하물며 나에게 일을 가르쳐주셨던 선배도 내가 일을 가려쳐주어야하는 후배도 모두 남자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부푼 꿈을 품고 입사했을 때부터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제 주위에는 주로 남자 동료들 뿐입니다. 저와 함께 세상에 나왔던 똑똑한 여자들은 대체 어디로 갔을까요?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한국 남녀 인구 차이. 2013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3년에 이미 한국의 인구 중에 여성 비율을 50%를 넘어섰습니다. 한반도 영토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중 '반'이 여성라는 사실은 굳이 통계를 보지 않더라도 잘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국가의 경쟁력 요소중에 중요한 것 중에 첫번째가 인구수이고 그 인구의 반이 '여성'라면 '여성 인구'도 국가의 경쟁력을 수반하는 중요한 자원이라는 뜻이겠지요.


한국 여성 대학 진학률. 2012

이 인구의 반인 '여성'들의 대학 진학률은 어떨까요?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이미 여성 대학 진학률은 2012년 74.3%로 남성 대학 진학률을 앞지른 상황입니다.

수능 시험 등급표/외교관 후보자 합격자 현황

2015년 수능 서울지역 등급별 성별 분포를보면, 1~6등급까지 여성이 좋은 성적으로 대학을 입학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참고로 국립외교원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에서 여성 최종합격자의 비율도 2015년 기준 64.9%로 남성을 앞지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이 지표가 여성이 남성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똑똑한 여성들도 많아지고 있으며, 국가의 우수한 인력 자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이지요.

 


이렇게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입학하여 졸업한 여성들은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요?


여성 고용 관리자 비율. 2016

고용노동부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고용률은 37.8%이고 그 중에 관리자 비율은 20.39%입니다. 100명중에 약 38명은 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그 중 약 21명은 관리자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것을 배수를 좀 줄여볼까요? 10명중에 3.8명이 취업을 하고 있고, 2.1명이 여성 관리자라는 뜻입니다. 제 주위에는 여성 상사가 없어서인지 이 통계조차도 업종별 평균이어서 거리감이 느껴지는 숫자군요. 물론 이 통계는 학력/나이와 무관하게 전체 여성인구의 고용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대중소기업 여성비율 추이. 2015.

오른쪽 지표를 보면 대기업의 여성비율은 2015년 기준 약22%, 중소기업은 15.3%로 저조한 실정입니다. 더욱이 중소기업의 경우 여성 비율이 점점 감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까지는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여성이 지속 근무할 수 있는 환경에서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하는 추측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OECD와 한국 고용율 비교. 2015

2015년 OECD와 한국의 여성 고용율을 보면 한국은 56%로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으며, 순위는 34개국중 26위로 하위권이라고 합니다. 남성의 경우는 OECD 평균보다 높은 75.8%를 차지하고 있네요.  

OECD 국별 여성 임원 비율. 2015


OECD 국가별 여성 임원 비율과 한국의 상황을 비교해 보면 더 암울합니다.  한국은 0.4%로 100명 중 1명도 안되는 비중으로 기업내에서 여성 임원들의 입지는 좁은 실정입니다. 이정도면 '유리천장'이 아니라 '방탄유리'라는 일각의 비아냥도 틀리지는 않은 말 같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주요 기업의 남녀 직급별 분포를 보겠습니다. 여성들이 기업내에서 사원,대리를 거쳐 과장 이상의 관리자로 얼마나 성장했는 지를 볼 수 있는 지표입니다.

한국 주요 기업 여성 근로자 현황. 2016

100대 기업 여성 과장이상은 8.7%, 임원은 0.04%에 불과합니다. 10대 대기업 직급별 여성 근로자를 보면 삼성전자 과장 미만이 45%로 매우 괄목할 만한 지표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장 이상은 7.1% 수준이군요.그래도 나머지 기업들에 비해서는 나은 편으로 보입니다.타 기업들의 여성 근로자 비율은 매우 낮은 실정입니다. 여성 임원 비율이나 관리자 비율이 높은 10개 기업을 보면 금융업과 서비스업 위주의 산업군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까지 여성 고용 현황을 통계로 보았습니다. 저조차도 알고는 있었지만, 객관적인 지표로 현실을 바라보니 상황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태어나 열심히 사회 일꾼으로 살아가고 있는 저와 같은 '딸'들은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하기까지 합니다. 누가 그려놓은지도 모를 한계선 안에서의 성장, 유리천장 아래에서의 꿈만을 꾸면서 살아가야 하는 걸까요?

 

많은 정책도 쏟아지고 있고, 예전보다는 시나브로 상황은 좋아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과연 내가 임원이 될 수 있을까?' '내가 어디까지 올라 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남성보다는 현실적인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좀 더 절박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높이 올라가는 것만이 정답이 아닌 세상이 열렸지만, 조직내에서 열심히 일한 만큼 '높이' 올라가서 조직의 성장과 함께 스스로의 성장을 도모하고자 하는 여성들의 삶의 목표가 정답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요. 저를 포함하여 오늘도 열심히 일하며 직장내에서 성장하고자 하는 '직장의 여신'들을 위해 스토리를 지속 이어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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