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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Mar 26. 2018

여자들이여 야망을 품어라

당신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최근에 인상 깊게 본 드라마가 있습니다. JTBC에서 방영된 [미스티]입니다. 김남주 배우님이 연기하신 주인공 고혜란 역은 누가 봐도 멋진 커리어 우먼입니다. 사회부 기자를 거쳐 뉴스 나인 앵커인 그녀는 '야망 있는 여자'로 그려집니다. 불우한 성장 배경을 벗어나고자 '사랑'보다 '집안'을 보고 결혼을 택하는 것부터, 특종을 위해서라면 저돌적으로 파고들어 성사시키는 것까지, 그리고 앵커자리를 지키기 위한 동기 남자 부장과의 기싸움, 치고 올라오는 후배를 무참히 밞아주기도 키워주기도 하는 능숙함까지.. 드라마이기에 극적인 요소를 많이 배치하였지만 이 여자가 쌓아온 커리어를 지켜내기 위한 '사투'는 보기에 지칠 정도로 치열해 보입니다. 


이 고혜란 앵커가 그렇게 해서라도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이었을까요? 물론 자신의 명예, 성장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숭고한 목표가 있었습니다. 바로 "정의사회 구현"입니다. 올라갈 수 있을 때까지 올라가서 그녀가 이루고 싶은 꿈은 다름 아닌 '정의'였습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고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느낌,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안갯속에서 불빛을 발견하고 '유레카'를 외치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저도 항상 열심히 일을 하고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면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 끝에 무엇이 있을까. 과연 그런 삶은 행복할까. 그렇게 해서 나의 가치가 올라가면 세상이 변할까. 나의 목표는 성취감인가? 그렇게 성취하고 그다음을 또 갈구하지는 않을까? 악보에서 끝나지 않은 도돌이표를 계속 찍는 것처럼 열심히 일하고 있는 지금도 머릿속을 맴맴 돌고 도는 생각의 꼬리는 잡히질 않았었습니다. 


고혜란 앵커의 삶의 목표. 높이 올라가려는 목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도 다시 한번 '직장의 여신'이 되고 싶은 진짜 이유에 대해서, 나의 목표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행복' 해지기, '부자'되기, 직장에서 '성공'하기, 사업에서 '성공'하기.. '건강한 아이들 키우기' 등등 모두 모두 소중한 목표입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로 위의 가치들을 '목표'로 세우고 직장의 여신이 되기 위해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하지만 저에게서 직장에서의 목표가 무엇인가? 삶의 목표가 무엇인가요? 하고 다시 한번 묻는 다면.. '내가 일하고 있는 이 세계에서 한 발짝 더 높이 올라가 기업의 다양한 문화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내 딸아이가 나중에 커서 직장인이 되었을 때 차별 없이 마음껏 기량을 펼치고 책임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내가 한 발 짝 더 나아가지 않으면, 내 딸아이가 두 번째, 세 번째 발을 내딛을 수 있는 기회는 오지 않을 테니까요.


우리 부장님, 상무님 모두 딸아이를 둔 아빠입니다. 그분 중에 어떤 분은 '우리 딸아이는 선생님 시킬 거야. 우리 딸아이는 의사 시킬 거야. 회사원은 안 시킬 거야.' 네네.. 선생님도 좋고 의사도 좋습니다. 딸들의 직업적 선택에 달려있지만, 그 딸들도 '회사원'이 될 수 있으며, 그 회사에서 마음껏 역량을 펼치며 승승장구하기를 바란다면 지금 밑에 있는 여자 부하들을 잘 키워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러 여자만 키우라는 것은 아닙니다. 남녀 다른 잣대 없이 동등한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속에서 '낭중지추'처럼 '고혜란'앵커처럼 주머니를 뚫고 나오는 여성이 있다면, 아낌없이 물을 주고 햇빛도 쏘여주고 하면서 키워주십시오. 그렇게 한 세대가 가서 그들이 또 우아한 직장 문화를 만들고 세상을 변화시킨 다면 부장님의 딸도, 상무님의 딸도 더 나아진 환경 속에서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입니다. 그곳이 선생님. 의사라는 직업의 세계가 아니어도 말이죠. 물론 저의 딸이 자라난 그다음 세대에는 또 다른 역사가 만들어질 수 있을 테고요. 


시대의 변화는 한꺼번에 요잇땅 한다고 오지 않습니다. 스스로 변화를 받아들이고 실천할 때 시나브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그것은 역사가 되겠지요.


제가 너무 거창했나요? 이전 글 '여자가 해외영업을?" 편 댓글에 어느 분이 '이 시대의 40~70년대의 여성들이 가장의 무게를 짊어지고 모든 희생으로 키운 아들 딸들은 평등하고 배려심 있게 살았으면 좋겠어요.'라는 뭉클한 격려를 남겨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직장에서 높이 올라가고자 하는 사람을 소위 '야망 있어'라고 표현하지요. 제 주위에도 이런 '야망 있는' 남자 동료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일도 열심히 하고 야근도 많이 하고 회사 내 정치도 열심히 합니다. 그런데 여자 동료들이 열심히 일하고 야근도 하고 회사 내 정치도 열심히 하면 '독하다'라는 표현을 많이 합니다. 남자가 하면 '야망 있는' 거고 여자가 하면 '독한' 것 '욕심 있는' 것이 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야망 있는 여자'들이 제대로 평가받았으면 좋겠습니다. 


2017.3.8 여성의 날부터 미국 '토리 버치'로부터 시작된 '야망을 품어라'(Embrace Ambition) 캠페인이 있습니다. 줄리안 무어, 기네스 펠트로, 리더 위스 푼 등이 야망이라는 단어를 여성에게 돌려주기 위해 이 캠페인에 참여합니다. 위더스푼은 이야기합니다. 

다른 더러운 단어도 많습니다. 하지만 야망은 그중 하나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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