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중단되었던 심리상담이 재개되었다.
한 달여 만에 만난 선생님은
내 얼굴을 보더니 말씀하셨다.
“분위기가 달라지신 것 같아요. “
“좋아졌죠?”
“네.. 좋아진 거 맞아요?”
조심스럽게 재차 확인하시는 선생님께
쉴 새 없이 그동안의 내 이야기를 쏟아내었다.
불과 한 달 사이 나에게 찾아온 반가운 변화를.
네 달 정도 지나니 슬슬
다시 움직일 힘이 생기는 것 같다고.
무엇이 나를 다시 움직이게 만들어준 것 같냐고,
다음에 또 어려운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할 것 같냐는
질문에 나는 대답했다.
나에게 시간을 충분히 주고
나를 들여다본 것.이라고,
그리고 쉬어야 한다는 신호가 오면
반드시 쉬면서
나를 먼저 들여다봐줄 것이라고도.
그랬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같지만
사실 나는 일만 하지 않았을 뿐
많은 것을 하며 지냈다.
온전히 나를 위한 일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아기와 시간을 충분히 보낼 수 있었고,
내가 좋아하는 식물을 잔뜩 집에다
들여다 놓고 매일같이 정성 들여 돌보며
초록이들로부터 치유를 받았고,
요가와 명상을 하며
내 몸과 마음을 돌보는 데 시간을 쏟았다.
수영을 하며 운동을 통해
마음 근력을 더 강화할 수 있는 걸 느꼈고,
프리다이빙을 하며
내 몸에 얼마나 필요 없는 힘이 잔뜩 들어가 있는지
호흡을 멈춘 그 짧은 순간의 고요함을 깨달았다.
너무나 다행스럽게 나는 지금
다시 터널의 끝에 서있는 것 같다.
또다시 휘청거릴 수도 있겠지만
이전과 다른 점이라면
이제 나는 무엇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는
방법인지를 알게 되었다는 것.
그저 지친 나에게 필요한 건
나를 있는 그대로 들여다볼
충분한 시간이라는 것.
몰라보게 밝아진 내 모습이
선생님의 얼굴까지 밝게 하는 것 같아
칭찬받을 일 하고 선생님 앞에 선 학생처럼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선생님은
내가 거침이 없고 단도직입적이며
매우 솔직한 타입인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이야기했다.
나는 이제 그런 나의 면이
강점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나는 나를 드러내는 게 어려운 사람이 아니고
오히려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고.
그래서 어쩌면 많은 것들이 SNS를 통해
이루어지는 지금이 어쩌면
내게는 또 다른 기회일지도 모르겠다고.
가족들에게도 모두 다 털어놓지는
못하는 나의 속에 있는 깊은 이야기들을
생판 모르는 남에게 털어놓는다는 게
때로는 이렇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상담을 하며 나는 많은 도움을 받았다.
내 마음의 소리를 상담선생님을 통해서
마주하는 작업이 아닐까.
상담 초기에 모든 게 문제로만 느껴졌던 것들이
지금은 하나씩 정리가 되는 기분이다.
이래서 상담은 장기간 꾸준히 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하는구나 생각했다.
어쨌든 지금 나는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얼굴이 안 좋아 보인다”는 소리에서
“얼굴이 좋아졌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마음이 많이 좋아진 듯하다.
아무리 아닌 척해도 결국
마음상태가 얼굴에 드러나는 건가 싶어
앞으로도 더
내 마음을 잘 돌봐줘야겠다 싶은 오늘이다.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나의 마음 평온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