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스로에게 엄격한 사람이다.
스스로에게 엄격하다는 건
도무지 나에 대해 만족할 줄을 몰랐다는 뜻이다.
나를 몰아세울 대로 세워놓고
원하던 무언가를 이뤄냈을 때
나를 칭찬해 줄 수 있는
짧은 한 순간도 허용하지 않고
난 늘 나에게 더더더, 다음을 요구했다.
목적은 없었고 목표만 있었다.
그저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들에 대해
왜?라는 물음표 한번 던져보지 않고
그냥 나를 끊임없이 달리게 했다.
그냥 그게 잘 사는 건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목적 없는 목표를 위해
달릴 수 있는 힘은 오래가지 않았다.
문득 더 달릴 수가 없어져 멈춰 섰을 때
난 마치 고장이 난 것처럼
우두커니 그 자리에 서있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어떤 것을 좋아하며 즐기고 있는지
어떤 것을 싫어하고 견딜 수 없어하는지.
이런 내게 늘 부러움의 대상은
다름 아닌 내 동생이다.
하나뿐인 내 동생.
부모님보다 더 부모님 같고,
동생이지만 때로는 오빠 같고 친구 같은
사랑하는 내 동생.
동생은 나와 참 많이 닮은 듯
참 많이 다르다.
내가 먼저 걸어간 길을 보고
피할 수 있는 것들을 피해서였을까.
동생의 인생을 보고 있자면
늘 ‘참 잘 산다, 저렇게 살아야 하는데’
라는 생각을 한다.
무엇보다도 내 동생은
스스로에게 의미 있는 일을 잘 안다.
스스로의 가치관이 명확해서
직업적으로도,
일상에서도,
어딜 가나 늘 이름처럼 반짝반짝 빛이 난다.
스스로에게 의미 있는 일이란 무엇일까.
나는 스스로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옆에서 지켜봐 온 내 동생은 약자를 돕고
조금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일이
인생에서 가치 있는 일이라 여기는 듯했다.
어제는 동생이 취미로 하고 있는
프리다이빙 소모임에 대한 구상안을 초안을 보았다.
또 한 번 동생이 인생에서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멋있었다.
나도 이렇게 스스로에게 가치가 있는
의미 있는 일을 하며
동생처럼 반짝이는 인생을 살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했다.
멋있다는 이유로
동생과 같은 인생을 살 수는 없겠지만
나는 한 번씩 길을 잃을 때마다
늘 올곧은 내 동생을 떠올리곤 한다.
자신을 가장 사랑하며
동시에 타인에게 유하고
나눔을 즐길 줄 알고
나설 때를 알고
할 말은 할 줄 아는 떳떳함.
내가 추구하는 인생관과 많이 닮았는데
다른 점은 실행력이라는 생각도.
동생은 동생이지만 나보다 조금 일찍
인생의 방향을 잡아 생각하는 대로 살고 있고,
나는 조금 늦게 탐색중일뿐
앞으로 내 인생도 그럴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여러모로 긍정적인 마인드가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