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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요가일기 16화

요가와 차담

by Slowlifer

요가를 시작한 지도

어느새 5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요가라는 게 나랑 맞을지 어떨지 몰라

맛보기로 한 달 수강권을 끊었었다.


아마도 지금의 나와는

요가가 참 잘 맞는 듯했다.


과거의 내가 요가를 심심하게 여겼듯이

미래의 나는 또 어떨지 모르지만.


그래서 3개월 단위로,

계속 나는 요가원 등록을 갱신하는 중이다.



집에서 푹 쉬라는

의사 선생님의 소견에 따라

일주일간 수련을 쉬었다.


이제 몸이 요가를 찾는다.


왜인지 몸과 마음이 어수선해져

더는 못 참겠다 요가원으로 달려갔다.


약간의 심장박동을 높이고

조금의 고통을 참아내고

워낙에 땀이 없는 체질이지만

살짝의 열감을 느끼고 나서

요가매트를 정리한다.


‘오길 잘했다’

오늘도 역시 수련이 끝난 직후의

그 가뿐한 기분이 참 좋다.


매주 월요일 오전,

하나 둘 테이블 앞으로 옹기종기 모여 앉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선생님이 내려주는 보이차를 마신다.


흐트러진 몸과 마음이 다시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

그런 차분한 마음이 든다.



요가와 차는 하나의 세트처럼 움직이는 듯 보인다.


요가를 하는 사람들 중에는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아직 경험하지 못했지만

차를 준비하는 그 행위 역시

수련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고들 한다.


아마 가끔 내가 캠핑장에서

멍 때리며

핸디 그라인더로 원두를 갈고

드리퍼를 놓고

뜨거운 물을 졸졸졸 따라 내릴 때의

그 기분과 흡사한 마음일까 상상해 본다.


어떤 일이든

그 행위에 몰입을 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수련이 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무언가에 몰입한다는 것은

온전히 눈앞의 사물이나 일에 집중하여

방해받지 않고 한 가지에 깊게 빠져드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요즘 내가 몰입하는 것


요가

글쓰기

식물 돌보기


이런 것들을 하고 있으면

그 외의 잡념이 잠잠해짐을 느낀다.


요가를 하며 오롯이 내 몸에 집중하고

글쓰기를 하며 오롯이 나의 내면에 집중하고

식물을 하나하나 살피며 머리를 쉬게 해 준다.


안심이 된다.

나의 삶에도 이런 오프의 도구들이 생긴 것 같아서.


온(on)인 상태로 달리다

멈추더라도 이런 도구들이

지금처럼 나를 다시 살려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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