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를 시작한 지도
어느새 5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요가라는 게 나랑 맞을지 어떨지 몰라
맛보기로 한 달 수강권을 끊었었다.
아마도 지금의 나와는
요가가 참 잘 맞는 듯했다.
과거의 내가 요가를 심심하게 여겼듯이
미래의 나는 또 어떨지 모르지만.
그래서 3개월 단위로,
계속 나는 요가원 등록을 갱신하는 중이다.
집에서 푹 쉬라는
의사 선생님의 소견에 따라
일주일간 수련을 쉬었다.
이제 몸이 요가를 찾는다.
왜인지 몸과 마음이 어수선해져
더는 못 참겠다 요가원으로 달려갔다.
약간의 심장박동을 높이고
조금의 고통을 참아내고
워낙에 땀이 없는 체질이지만
살짝의 열감을 느끼고 나서
요가매트를 정리한다.
‘오길 잘했다’
오늘도 역시 수련이 끝난 직후의
그 가뿐한 기분이 참 좋다.
매주 월요일 오전,
하나 둘 테이블 앞으로 옹기종기 모여 앉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선생님이 내려주는 보이차를 마신다.
흐트러진 몸과 마음이 다시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
그런 차분한 마음이 든다.
요가와 차는 하나의 세트처럼 움직이는 듯 보인다.
요가를 하는 사람들 중에는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아직 경험하지 못했지만
차를 준비하는 그 행위 역시
수련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고들 한다.
아마 가끔 내가 캠핑장에서
멍 때리며
핸디 그라인더로 원두를 갈고
드리퍼를 놓고
뜨거운 물을 졸졸졸 따라 내릴 때의
그 기분과 흡사한 마음일까 상상해 본다.
어떤 일이든
그 행위에 몰입을 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수련이 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무언가에 몰입한다는 것은
온전히 눈앞의 사물이나 일에 집중하여
방해받지 않고 한 가지에 깊게 빠져드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요즘 내가 몰입하는 것
요가
글쓰기
식물 돌보기
이런 것들을 하고 있으면
그 외의 잡념이 잠잠해짐을 느낀다.
요가를 하며 오롯이 내 몸에 집중하고
글쓰기를 하며 오롯이 나의 내면에 집중하고
식물을 하나하나 살피며 머리를 쉬게 해 준다.
안심이 된다.
나의 삶에도 이런 오프의 도구들이 생긴 것 같아서.
온(on)인 상태로 달리다
멈추더라도 이런 도구들이
지금처럼 나를 다시 살려줄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