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너졌던 이유, 나르시시스트 상사?

by Slowlifer

직장상사와의 관계에 실마리가 보이지 않아 너무나 괴롭던 시절 나는 자주 인간관계에 대한 영상이나 글을 찾아보곤 했다.


그저 답답했다.


성격검사를 해도 사교성, 공감력이 늘 1순위로 나올 만큼 나는 관계가 어렵지 않은 사람이었는데, 내가 아무리 노력을 한들 소용없었다.


아마도 계란으로 바위 치기가 이런 상황을 두고 한 얘기였을까.


주로 앞뒤 꽉 막힌 나의 상황에 200프로 공감을 주던 건 ‘나르시시즘’에 관한 이야기였다.


대충 나 같은 사람은 특히나 나르시시스트의 좋은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그런 내용들이었다.


대표적인 ‘나르시시스트’(NPD · 자기애성 성격장애) 특징 6가지

• 과도한 자기 중심성·과대감
자신의 능력과 업적을 실제보다 부풀리고 “나는 특별하다”는 확신을 갖습니다. 주변도 이를 인정해 줘야 한다고 믿죠. 

• 끊임없는 칭찬·존경 욕구
관심과 찬사가 지속적으로 주어지지 않으면 분노하거나 무가치함을 느끼는 등 정서가 크게 출렁입니다.  
• 공감 능력 부족
타인의 감정·욕구를 깊이 이해하거나 고려하지 못해 관계에서 “정서적 공백”을 자주 일으킵니다.  

• 특권 의식과 착취적 관계 맺기
규칙보다 자신의 욕구를 우선하고, 상대를 도구처럼 이용하거나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 시기·질투, 거만한 태도
다른 사람의 성공을 폄하하거나 시기하며, 언행이 오만해 보이기 쉽습니다.  

• 겉으로 드러나는 과시성 뒤의 취약함
화려한 자신감 이면에는 비판에 극도로 취약한 불안정한 자존감이 숨어 있습니다(‘취약형/은밀형’)


그는 끊임없이 나포함 주위 사람을 폄하했고 매사에 불평불만이 많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돌변하는 감정선에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남의 기분을 쉽게 읽는 나의 마음도 같이 롤러코스터를 타야만 했다.


나의 하루 에너지 총량의 8할은 감정노동에 들었다.


그는 늘 내게 더 높은 곳을 내다봐야 한다고 했다.

나를 위한 말이겠거니 내가 높은 곳을 내다보려 까치발을 힘껏 들고 있는 동안에도 그 기준치는 끝을 모르고 올라갔다.


더더더.

더를 요구했다.


기를 쓰고 노력해도 내 노력은 언제나 ‘당연함’이 되어 있었다. 나에겐 당연히 얻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는데.


처음에는 그저 그 기준치를 충족하기만 하면,

내가 조금 더 잘하면,

그때 내가 가졌던 불안감이 다 없어질 거라 믿었다.


그래서 나는 나를 버렸다.

일상에서 모든 생기를 잃어버린 지 오래였다.


그저 그 당시 나의 목표는 그 사람이 만든 그 사람도 조차도 모르는 기준치를 충족시키는 일이었다.


안간힘을 다 쓰고 있으면서

겉으론 별 일 아닌 듯 웃어 보였다.


그게 나라고 생각했다.

힘들어도 힘든 티 안 내고, 버거워도 가뿐한 척하고, 무리가 되면서도 할 수 있다며 쿨한 척하는 것이.


그 누구도 그러라고 한 적 없는데

그때까지 내가 ‘생존’을 위해 택한 방식은

슬프게도 ‘나를 버리는 일’이었던 것이다.


그 어떤 순간에도 절대 취하지 말았어야 할

방식을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꺼내 들었다.


어떻게든 그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그를 충족시키기만 하면 나의 불안을 포함 모든 것이 곧 원점을 찾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건 그저 나의 잘못된 생존방식이었음을,

절대 나를 버리는 식으로,

남의 기준을 맞춰준다고

나의 불안이 사라질 리가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나는 멈추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내가 일어서려면

그 사람을 원망하는 마음에서 먼저 빠져나와야 했다.


그렇다고 나를 원망해서도 안된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내가 무너졌던 이유는 그가 아니다.


숨이 조여오던 그 순간에

내가 나를 지키는 방법을 몰라서

그래서 무너진 것이었다.


나르시시스트든 누구든

감히 내 인생을 타인이 쥐락펴락 할 수는 없다.


어느 순간에서도

나를 지켜내는 선택이 우선되어야만 한다.


누군가 나를 무너뜨렸다 한들

그 사람은 그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고,

그 사람은 절대 내 인생을 다시 일으켜 세워주지 않는다.


결국 무너질 것 같을 때

회피든, 도망이든, 정면돌파건, 나를 지켜내는 것도


무너진 나를 다독거려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도 나 뿐 나는 걸

이제는 제대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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