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면

by Slowlifer

7월이면 병가가 끝이 난다.

이제 정말 끝이다.


6월까지는 잊고 있자,

마음먹고 지냈더니

6월 말이 되어가자

슬슬 잊고 있던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어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제는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불안을 맞이하지 않는다는 것.


아침 여덟 시까지 자던 나는

요즘 새벽 다섯 시 전에 눈이 떠진다.


“깼어?”

“응, 일찍 깨네 자꾸”

“7월이 다가와서 그래”


출근준비를 하던 남편이 이야기한다.


요동치는 불안에 어쩔 줄 몰라

침대에서 누워만 있던 과거의 나는

이제 불안이 찾아오면

우선 몸을 일으킨다.



비가 추적추적 내려 보기만 해도

꿉꿉한 밖을 보다가

차를 한잔 마시기로 한다.


차를 마신 후 나는 짧은 명상을 할 것이다.


불안을 막는 법은 아직도 모른다.

아마도 그런 방법은 없을 것 같다.


대신 나는 이제 ‘불안이 찾아왔구나’

라고 인지하고

그것으로부터 한 발짝

물러설 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 지나간다는 걸 알기에

그때를 가만히 기다린다.


지나가기를.

괜찮아지기를.

잠잠해지기를.


차를 마시고,

요가를 하고,

명상을 하고,

글을 쓰며,


나를 돌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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