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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요가일기 27화

요가, 마주하기 싫은 것을 마주하는 힘

요가일기

by Slowlifer

요가매트 위에서는

매일 또 다른 나를 마주한다.


요가매트 위에서는

마음껏 연습할 수 있다.


실수해도 괜찮고

도망가도 괜찮고

모든 것이 허용된다.


그래서 더 스스럼없이 실수하고 도망쳐보고,

그리고 다시 시도하고

다시 마주하기 싫은 것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을 연습한다.


살다 보면 너무나 피하고 싶고

마주하기 싫지만

꼭 마주해야만 끝이 나는 것들이 있다.


마주하지 않고 도망치고 싶은 마음과

정면으로 마주해 그 순간이 흘러가도록 버텨내려는

마음 간의 그 큰 간격이

‘불안’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엄습한다.


나를 지켜내기 위해 ‘일시적인 도망’을 선택했지만

이제는 안다.


이제 나의 오랜 불안의 매듭을 짓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마주해야 하는 순간이라는 것을.


오늘 아침 요가를 하며

유난히 뻣뻣한 골반에 느껴지는 자극을 바라봤다.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가만히 지난 경험을 떠올렸다.

이 고통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지나갈 것이라는 것

지나가고 나면 결국엔 희미해진다는 것


영겁의 시간처럼 느껴지던 부동의 자세 유지가 끝나고

다시 자세를 풀어주며 생각했다.


이렇게 잠시만,

그렇게 고통을 가만히,

받아들이고 있다 보면

반드시 그 고통은 지나갈 것이라는 것을,

영원한 고통은 없을 것이사는 것을.


그리고 나는 그만큼

더 단단해질 것이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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