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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요가일기 28화

오늘 컨디션 괜찮으세요?

요가일기

by Slowlifer

나는 우리 요가원의 원장님이 좋다.


차분하고

담백하고

편안하고

진지하고

기복이 없어 보여서.


내가 원하는 모습들을

이미 가지고 있는 그런 분인 것 같아서.


요가원은 그 이름답게

무심한 듯 정갈해

그곳에 가면 늘 마음이 편해진다.


어떠한 강요도 부담도 없는

티칭 스타일도

내게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다.


그런 원장님이

어쩐일로 물어본다.


“오늘 컨디션 괜찮으세요?”


오늘 컨디션은 좋았고,

왠지 좋은 시그널이라는 느낌에 덥썩 물었다.


“네! 좋아요”


원장님은 몇달 전

머리서기를 하고 싶어하는 내게

특유의 덤덤한 말투로 말씀하셨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그런데 오늘 원장님은 내게

머리서기 기본자세에서

다리를 들어올리는 것을

시도해볼 것을 권하셨다.


자주 없는 일이라

마치 머리서기에 성공이라도 한냥

한껏 신이났지만

최대한 티를 내지 않고

진지하게 수련을 이어갔다.


느낌이 조금 달랐다.


허리가 조금 더 세워진 기분이었고

발 끝이 떨어질락 말락 하는 그 기분은

분명 새로운 감각이었다.


물론 성공하진 못했지만

한걸음 더 나간건

그 누구도 아닌 내가 알수있었다.


나는 조용히 성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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