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게 어쩜 그렇게 가혹할 수 있죠

by Slowlifer

어느덧 10회 차 심리상담을 이어가고 있다.


담당 상담선생님과 라포가 잘 형성이 되어서일까 회차가 쌓일수록 마음을 풀어놓기가 쉬워져 간다. 그렇기에 자주 정곡을 찔리는 기분이 들고, 불편했던 감정들을 꺼내어 담담히 마주 보는 작업이 많아졌다.


오늘 상담 중 선생님은 요즘 나는 나를 어떻게 보고 있냐고 질문하셨다.


“음, 그냥 좀 불쌍한 것 같아요.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

“누가 나를 불쌍한 사람이라고 정의하나요?

그리고 누가 나를 실패자로 정의하나요? “

“… 저요”

“그렇게 정의를 하게 된 기준은요?”

“외부에 있는 것 같네요..”

“그렇죠,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에서 온 거죠. “


그랬다.

나는 여전히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한다.


남들은 잘만 버티는데, 자기 방식으로 방법을 잘만

짖는 것 같은데 내가 나약해서 도망친 거 아닐까. 난 지금 허울 좋게 갭이어라고 포장을 한 채로 비겁하게 숨어있는 건 아닐까.


그리고 가끔은 내가 지금 상태에서 회복할 수 있을지, 다시 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자기 의심까지.


이런 말들을 쏟아냈을 때 돌아온 선생님의 말에 또다시 울컥했다.


“어쩜 그렇게 스스로에게 가혹하고 엄격해요. 나약하다고, 실패자라고, 불쌍하다고 스스로 정의하는 것도 모자라 그게 본인의 전부라고 단정 짓는 것처럼 보여요. 지금 그 모습들은 그저 내 모습의 일부일 뿐인걸요. 제가 보기엔 나약한 게 아니라 나를 지키려고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용감한 사람인 걸요.”


그랬다.

나는 늘 나에게 엄격했다.


모든 걸 내 탓으로 돌렸고, 나의 감정보다 타인의 감정을 너무 예민하게 캐치하는 탓에 나를 지키기 위해 꼭 해야만 하는 말들조차 하지 못하고 별일 아닌냥 넘겨버리는 것이 어느새 습관이 되어 있었다.


사실은 별거 아닌 게 아니었는데.

내가 알 수 없는 남의 감정까지 내가 다 껴안으려 아등바등 살아왔다. 그러는 사이 나는 많이 지쳐있었다.


오늘 선생님의 말을 듣고 한번 더 다짐했다.


나부터 생각하자.

무슨 선택이든 나를 지키기 위한 선택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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