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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서 누리는 나의 베란다 정원

by Slowlifer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일.

베란다 정원으로 나가

식물들을 하나씩 살펴보는 일.

건조해지지 않게 골고루 잎에

물을 분무해주고 나면

내 마음도 촉촉해지는 것 같다.

요즘은 노란 튤립 덕분에

하루에도 몇 번씩 이 공간을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본다.

꽃이, 나무가, 초록이

나에게 이렇게나 큰 위로를 준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속에 ‘예쁘다’라는 감정이 드는 건

분명 좋은 일이다.

식물들이 자라는 속도를 보고 있자면

때로는 내 조급함을 반성하게 된다.

언제쯤 새 잎을 내줄까

설레는 마음을 넘어 안달이 날 때 즈음엔

다시 한걸음 물러서 생각해 본다.

‘자기 속도대로 살고 있는 거야’

나는 내 속도대로,

식물들 또한 저마다의 속도대로

살아내는 중이다.

정원과 텃밭을 갖고 싶었다.

전원주택에 살고 싶지만

도시생활에 익숙한 탓에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

요즘 내가 자주 떠올리는 생활신조는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

오늘을 잘 살아내고 싶기에

자꾸만 가지지 못한 걸 탐내며

시간을 낭비할 순 없었다.

그래서 나의 작은 아파트 베란다에

자그마한 나만의 우주를 만들었다.

행복했다.

초록으로 가득 찬 내 공간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매일 가까이서 자연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했다.

마음가짐 변화 하나로

우주를 탄생시켰다니 근사했다.

앞으로 모든 일에 이렇게 접근한다면

나는 자주 많이 행복할 것 같다는

자신감까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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