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정원
내가 요즘 자주 행복할 수 있는 곳은
다름아닌 우리 집이다.
식물로 가득찬 근사한 제주 카페를
방문한 뒤부터
자꾸만 그 공간이 아른가렸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었다.
내가 당장 그런 카페를 가질 수는 없지만
매일 내가 있는 공간을
그렇게 꾸밀 수는 있겠구나.
가지지 못한 것에 초점을 맞추며
살다보면 우리는 너무나
자주 좌절감을 느끼게 되며
현재를 살기게 어려워 진다.
자꾸만 이상만 바라보며
스스로 만들어 낸 비교의 늪에 빠지면
이미 충분히 괜찮은 지금을
바라볼 여유를 쉽게 잃어버리게 된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걸 하기로 했다.
내 취향에 맞는 초록이들을
하나 둘 모으기 시작했다.
우리집은 아담한 아파트여서
오히려 좋았다.
조금만 채워도 풍성함을 느낄 수 있으니까.
집에 있는 시간이 더 좋아진다.
매일 내가, 나의 가족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이 공간이
싱그러운 색으로 들어차서
시선이 닿는 곳마다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 준다.
행복 뭐 별거 있을까.
그냥 내가 만족하면 그게 행복 아닐까.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지금 먹고 싶은 걸 먹을 수 있는 것
이 또한 지금이니까 할 수 있는 일이니까.
방황하는 마음이 곧 불행이고
몰입하는 마음이 곧 행복이라는 말이
꼭 맞게 와닿는다.
더 많이, 자주 몰입을 할 수 있는
나의 베란다 정원이 있어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