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해볼까’라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요가는 서서히 내 인생을 바꿔놓고 있다.
무기력과 불안이 나를 덮쳐 아무것도 할 수 없던 내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냥 한번 해보자’라는 마음은 이내 ‘조금 더 해볼까’라는 의욕으로 바뀌고 있었다.
참 많은 종류의 운동이 있는데 왜 유난히 요가가 이렇게 내 마음 깊숙이 들어오는 것일까.
아마도 요가는 단순히 몸을 쓰는 ‘운동’의 개념보다 몸과 마음을 함께 ‘수련’하는 것이기 때문인 듯하다.
요가동작(아사나)을 하나씩 하나씩 따라가며 매 순간 새로운 자극을 받아들이는 유연함을 배운다. 악 소리날만큼 당장이라도 자세에서 빠져나오고 싶은 마음이 들 때에도 한 호흡만, 두 호흡만 하며 나를 스스로 토닥여서 데리고 간다.
느리고 차분한 선생님의 목소리에는 그 어떤 강요도 압박도 없다. 그것은 내게 소리 없는 위로로 다가온다.
이곳은 안전한 곳이에요.
몰아세우지 않아도 괜찮아요.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도 좋아요.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 그때 해도 괜찮아요.
남의 호흡에 맞춰 숨을 쉬기 바빴다.
숨이 가빴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헐떡대며 곧 넘어질 것 같은 위태로운 나를 그 누구도 아닌 내가 더 악착같이 밀어붙였다.
스스로 마음을 속였다.
약하게 굴지 말라고.
남들 다 이 정도는 견딘다고.
나가 내 자신에게 가장 엄격했고 가혹했다.
요가는 나를 바꿔놓고 있다.
내 몸 구석구석을 내가 알아주고, 아껴주고, 내 속도에 맞게 숨을 쉬고 기다려주는 법을 가르쳐준다.
내가 나에게 너그러워지는 법을 배운다.
치유의 과정이다.
그렇다.
나는 지금 요가를 통해 상처받은 내면을 치유하고 있다.
‘조금 더 해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정말 오랜만에 내 마음속에 깃든다.
이건 분명 좋은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