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화
본질적인 이야기다 보니 아무도 언급 안하는 거 같습니다. 컨텐츠에 애정을 가지게 하는 법. 몰입하게 만드는 법. 팬으로 만드는 법.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봉준호 감독님이 그랬죠.
가장 개인적인 게 가장 세계적이다
별 거 없는 서른 살 남성의 이야기를 1300명이나 읽어주시는 건, 제 개인의 이야기이기 떄문일 겁니다.
유쾌한 광고로 늘 바이럴을 만드는 <돌고래유괴단>의 감독님이 침착맨(이말년)에 대해 한 말이 있습니다.
"그 분은 세상의 기준으로 보지 않고 늘 자신만의 기준으로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침착맨 특유의 말과 말투에 킹받는다고 하지만, 결국 그게 매력 아닌가요? 누구도 대체할 수 업습니다.
사람들은 나이를 먹고 회사를 다니면 세상의 기준에 맞춰 살게 됩니다.
직업은 언제 가지고, 업계의 현황은 어떻고 미래는 어떠하고, 지표는 어떻고 이런 뻔한 단어들을 달달 외우고 다니는 게 전문가의 징표니까요. 탁 치면 떡하니 나와야 전문가로 인정받으니, 나만의 의견따위는 없습니다. 우리보다 더 위의 증권사, 애널리스트, 정치인이 한 말 등을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반대하는 게 어른의 징표가 됐습니다.
가장 개인적인 게 가장 세계적이고, 가장 매력적인 이유는 동경과 함께 순수함을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독자분들 중에서 당장 오늘 저녁에 "유튜브 하나 올리기" "브런치 하나쓰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제가 여러분들이 무슨 생각하는지 맞춰볼까요?
"뭘 만들어야 하지"
다음엔
"이런 거 한다 그러면 주변에서 뭐라 그럴라나"
니체의 사상에서 마지막에 아이를 최고 가치로 두는 이유도, 위와 비슷할 겁니다. 니체는 낙타의 복종에서, 사자의 의지, 마지막에는 아이의 순수로 인간 정신을 3단계로 나누었습니다. 조카를 볼 때마다 아이의 순수성이 떠오릅니다. 먹고 싶은 거 먹고, 먹기 싫은 거 안 먹고, 하고 싶은 거 하고, 하기 싫은 거 안 합니다. 소리도 지르고, 주변에 상관없이 쿵쾅쿵쾅 뛰어다닙니다.
하지만 조카도 중학생쯤 되면 적당히 평범한 대한민국의 여자 중학생이 될 겁니다. 하지 말랬지. 밑에 할머니가 뭐라 그러겠어. 이런 소리들을 들으면서요.
그렇게 우리는 평범한 어른이 됩니다. 컨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들은 자유로워보이죠.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팬이 됩니다. 우리가 예전에 잃어버렸던 동경과 순수를 지니고 있으니까요.
오늘은 개인성을 드러내는 컨텐츠 5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1. 글(익명)
제가 하는 방법입니다. 요즘은 제 이름을 자주 사용한 예시를 들어서 아시는 분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2. 캐릭터화(버튜버, 인스타툰)
예전에는 오타쿠들이 자캐짤 그린다고 하면서 놀렸는데, 요즘 사람들이 버튜버를 보는 걸 생각하면 신기합니다. 실제 버튜버하는 분들 중에는 회사원들도 꽤 많다고 들었습니다. 개인화+얼굴노출x+이미지 유지 등 장점만 있는 형태죠.
3. 브이로그
개인도 그렇지만, 회사도 개인으로 다가가는 느낌을 줍니다. 우리는 좋은 서비스는 많이 알지만, 그 서비스를 운영하는 곳들이 좋은 회사인지는 모릅니다. 그렇지만 서비스를 운영하는 직원의 브이로그는, 회사(직장)의 좋은 이미지를 갖게 해주죠.
저는 충주시의 성공 지분 50%는 공식채널이면서도, 담당자 김선태님의 개인채널 같은 친밀감이라고 생각합니다.
4. 회사 블로그
회사 블로그를 운영하는 곳이 많아졌습니다. 회사의 회고 및 성장일지를 기록하는 곳입니다. 일반 고객들은 관심 없겠지만 회사의 지원자 입장에서는 이만큼 반가운 컨텐츠가 없습니다. 인간은 불확실성을 두려워하기에, 이 회사에 어떤 사람이 어떤 얼굴에 어떤 일을 하는지 아는 것만으로 불안함은 줄어들거든요.
5. 고백
진솔한 이야기는 언제나 힘이 됩니다. 그렇다고 징징대는 건 또 보기 싫은 게 사람이죠. 유튜버들의 영상 중 '죄송합니다'라는 타이틀이 가장 클릭률이 높은 건 진솔한 고백의 효과와 함께 몰락을 바라는 사람의 추악한 욕망을 건들기 때문이겠죠.
<방진이>라는 채널은 별 거 없어보인느 채널입니다. 브이로그 겸 일기장이지만 음악이 있거나 나레이션이 있지도 않죠. 다만 자신의 정말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기에 사람들은 응원 겸 관음의 마음으로 지켜봅니다.
6. 나레이션, 팟캐스트
오디오만 나오는 컨텐츠입니다. 그럼에도 굳이 팟캐스트라고 이름붙인 건, 해외 팟캐스트처럼 무언가 주제에 대해 떠드는 형태를 생각하기 떄문입니다. 오디오기에 시각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시청시간도 깁니다. 다들 설거지하거나 운전, 운동하면서 듣거든요. 얼굴노출의 부담은 물론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고, 듣는 컨텐츠가 많아지는 형태기에 추천하는 방향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