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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안 May 27. 2024

다시 돌아올 마케팅 트렌드 프로슈머

엔젤투자, 패미리 개념

5년 전 정도 프로슈머라는 키워드가 유행했다. 컨슈머(소비자)이자 프로듀서(생산자)가 될 수 있도록 고객과 밀접히 소통하고 고객의 아이디어를 적극 기용하는 방식이다


레고의 아이디어 공모, 애플앱스토어 등 해외 사례가 있겠고 국내에서는 필자가 예전에 좋아했던 <로우로우>의 한 사연을 받아 가방을 만들던 방식이 있을 거다(예전에는 그 사연으로 이슈가 많이 됐는데 요즘엔 안 보인다)


그리고 필자는 이게 다시 돌아올 거라고 믿는다. 정확히 표현하면, 인베슈머? 정도가 아닐까. 싶다. 투자자(Invest)와 소비자(Consumer) 사이. 한 명의 코파운더나 투자자처럼 회사와 협업할 수 있는 소비자들의 등장이 올 거다일반적인 프로슈머는 보통 아이디어를 채용하거나, 브랜드의 팬이 브랜드에 기여하는 정도의 사례였다. 적극적으로 윈윈이 되는 경우는 많이 없었다. 내가 투자한 만큼 돌아올 거라고 믿는 방식. 마케팅이자 운영방식이자 브랜드의 정신이 바뀌는 시대가 오고 있다.


2022년에 샀던 무신사 비상장주식이 2024년에 보니 반토막되어있었다. 주식을 살까 하고 알아봤던 건 2019~20년이었는데, 그 때는 일개 대학생이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나마 이런 저런 스타트업이 생기며 2022년 <엔젤클럽>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투자할 수 있었는데 그 때는 이미 늦었다. 이미 코로나를 거치며 온라인쇼핑의 최정점을 달리고 있던 시기였던 거다. 2024년이 되고 이런저런 투자로 영업익 90% 감소 등 무신사 주식의 상승 여지는 적어보였다. 급전이 필요해 팔며 생각했다. "왜 나는 일찍부터 투자를 못할까?" 컬리라는 서비스에 초기부터 투자해 대박났던 연예인이 있는데 왜 내겐 그런 기회가 없을까?


웹3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나오는 말이 있다.


미리 활동하세요

테스트넷, 디스코드 활동, 트위터 활동 등으로 프로젝트 진행에 미리 들어가있으면 어떻게든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거다. 필자도 많이는 아니지만 프로젝트마다 조금씩은 발을 걸쳐놓는다. 실제로 한 프로젝트는 디스코드에서의 활동 점수를 통해 토큰을 차등 분배한다고 했다. 실제로 많은 프로젝트들이 채널도우미, 채팅점수, AMA 세션 등을 통해 이익을 차등 분배한다.


이 방식은 아주 효과적이다. 수 만개의 프로젝트 중 굳이 우리 프로젝트를 위해 돈과 시간, 에너지를 쓰는 사람을 찾는 건 어렵다. 입으로는 당신네 프로젝트가 짱이라고 하겠지만 행동을 봐야 안다. 우리 프로젝트와 관련해 얼마나 많은 트윗을 날리는가, 얼마나 디스코드에 열정적인가, 돈과 시간을 얼마나 썻는가. 이런 지표가 없다면 가짜 지표다. 가짜 팬이고 체리피커다. 실제로 Taskon, Zealy, Galxe 등 웹3에는 소셜 퀘스트 플랫폼이 많다. 가입자는 10만명이지만, 실제 활동인원은 5천명이 안 되는 프로젝트도 흔하다.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해 이런 것만 골라하는 인디해커들도 많다. 하지만 채팅지수, 채팅연관도 등은 거짓말하기 힘들다.


2022년 5천억 투자를 받아 5조원 기업가치였던 <유가랩스>라는 회사가 있다. NFT생태계에서 제일 유명한 회사 중 하나고, 특이한 운영방식으로도 주목받았던 회사다. 처음에는 NFT 홀더들을 위한 파티 정도였는데, 이후에는 자사 IP를 활용한 수익화를 허용했다. 유가랩스가 폭풍성장한데는 자발적으로 이익을 취하려고 하는 이들의 열정이 있었을 거다. 맥주, 티셔츠, 심지어 소개팅앱까지 있었다. 


만약 필자가 카카오 캐릭터를 기반으로 소개팅앱을 만들었다고 하면 어떨까. 귀여운 캐릭터들로 익명 소개팅앱을 만들어 500억 가치가 됐다면, 만약 그랬다면, 그건 불법일 거다. 카카오와 수익쉐어를 하겠다고 제안해도 사업아이템을 뺏길 거다. 필자가 카카오 소개팅앱으로 바이럴을 평소보다 3배 이상 만들어냈다고 해도 돌아오는 건 콩밥일 거다.


이해는 된다. 만약 카카오 소개팅이라는 앱에서 사건이 터지거나, 내가 잘못이라도 하면 카카오의 이름에 책임을 묻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마케팅 트렌드가 팬덤, 커뮤니티 마케팅이고 팬이 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효능감'이라고 본다. 내가 시간과 에너지, 돈을 투자해 세상(제품)이 얼마나 바뀌냐. 사람들은 자신이 너무나도 중요하다고 여기기에 내가 만들어가지 않는 무언가에 팬이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악플을 쓰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내 작은 손가락질에 유명인들이 무너지는 걸 보는 게 즐겁기 때문이다.


작은 브랜드로는 '녹기 전에'라는 아이스크림 가게를 소개하고 싶다. 나무위키 페이지가 빼곡하게 적힌 것 보고 마케팅을 아주 잘하시는구나 싶었는데, 팬들이 적어준 거라고 했다. 의아했는데 이제 이해가 된다. 내가 아이스크림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내가 만든 페이지를 사장님이 공유해주는데 그거만큼 기분 좋은 게 어딨겠는가. 필자도 책을 읽고 가볍게 독후감을 남겼는데, 굳이 캡쳐해 답변을 남겨주시는 거 보고 좋은 인상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지난 글에 언급했던 '레퍼럴'도 인베슈머의 방식 중 하나다. 해당 서비스나 상품이 잘 될거라고 믿기 때문에 내 시간과 에너지를 그만큼 투자한 거기 때문이다. 

같이 만들어가는 방향을 고민하지 못하는 브랜드는 죽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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