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계약인가 사랑인가

[넷플릭스] 트렁크

트렁크의 이야기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설정 속에서 결혼과 관계의 본질을 탐구한다. 이서연이 남편 한정원에게 다른 여자와 1년간 결혼하라는 제안을 하는 발단은 그 자체로 황당하고 기묘하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진짜 매력은 비현실적인 서사로 현실의 불편한 진실을 조명하는 데 있다.

결혼은 계약이다

드라마는 결혼을 하나의 계약으로 바라본다. 이 개념은 놀랍지 않다. 결혼은 법적으로도 하나의 사회적 계약이며, 이로 인해 부부는 서로에게 책임과 의무를 가진다. 다투고 상처를 주고받더라도 법적 테두리 안에서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은 결혼 생활의 현실적인 일면이다. 이 드라마는 한정원과 이서연, 그리고 한정원과 노인지의 두 가지 결혼 계약을 통해 사랑과 계약, 의무와 관계의 복잡한 경계를 탐구한다.

사랑과 계약의 역설

한정원과 이서연의 첫 번째 결혼은 사랑으로 시작되었지만 파탄에 이른다. 반면, 한정원과 노인지의 두 번째 결혼은 사랑이 아닌 계약으로 맺어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더 깊은 감정적 연결을 만들어낸다. 이것은 익숙함에서 오는 권태와 새로운 환경에서 비롯되는 긴장의 차이일까? 혹은 사랑의 본질이 ‘노력’이나 ‘책임’과 같은 실질적인 요소에 의해 강화되는 것임을 보여주는 걸까?

결혼의 본질을 묻다

결혼이란 무엇일까? 사랑의 연장이자 종결일까, 아니면 단순히 생명 탄생을 위한 사회적 제도일까? 트렁크는 이 질문을 직면하게 만든다. 또한, 관계 속에서 우리의 정체성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무너지는지를 탐구한다. 결혼 생활에서 누군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누군가는 새로운 자신을 발견한다. 이 드라마는 단순히 결혼이라는 제도나 사랑의 형태를 넘어서, 인간 관계의 본질과 그 속에서 발생하는 성장과 파괴를 심도 있게 보여준다.

트렁크는 결혼이라는 익숙한 주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체하고 재조립한다. 사랑과 계약의 복잡한 교차점에서 우리가 무엇을 잃고 얻는지를 성찰하게 만드는, 생각할 거리를 주는 작품이다.

https://youtube.com/shorts/RnzCh5jMGJo?si=HGFsmZVF-KrfKU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