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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레몬 Jan 21. 2023

01. 넌 모르잖아, 도파민 터지는 세상


     

인스타그램, 유튜브 그리고 커뮤니티를 보면 도파민이 솟구친다. 맛집과 핫플레이스를 찾을 때는 인스타그램, 상품 리뷰가 궁금할 땐 유튜브와 커뮤니티를 뒤지면 너무나 쉽게 많은 게시물들을 찾을 수 있다. 


굳이 찾지 않아도 노출될 때도 많다. 아무 생각없이 클릭한 브이로그에서 본 상품들 후기를 보면 나도 저거 하나쯤은 꼭 있어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일까? 한 달의 마지막에 가계부를 정리할 때 나도 모르게 억하는 소리가 들때가 많다.


‘도대체 어디에 쓴거지?’ 하고 들여다보면 그래도 물건을 구매했던 그 당시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소비들뿐이다. ‘그래, 꼭 필요한 건 사야지 어쩌겠어?’ ‘이건 좀 비싸긴 했지만 다 좋은 경험이야’ ‘이런 경험들이 나를 만드는 거야’ ‘조금이라도 어렸을 때 이런 것도 써보는 거지’


잠시 카드 긁는 걸 주저할 때 머릿속 한편에서 이런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았다. ‘이거 사면 기분 좋을걸? 넌 모르잖아, 도파민 터지는 세상’


분명 카드를 긁을 때는 좋았다. 물건이 내 손 안에 들어왔을 때는 새로운 물건을 갖게 되었다는 기쁨으로 도파민이 솟구쳤다. ‘머스트해브 아이템’이라는 문구로 시작되는 광고는 너무나 많고, 나도 모르게 모방소비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나에겐 물건이 너무 많았다. 신발장엔 몇 년 동안 신지 않은 신발들이 많았고, 옷장에는 몇 번 들다가 방치해둔 가방들이 여러 개, 그리고 언젠간 입을 것이라고 다짐하고 구입한 옷들이 한 가득이었다. 그와 함께 책장도 언젠가는 꼭 읽어야지 하고 구입한 베스트셀러들로 틈이 없었다. 물론 가득 찬 신발장. 옷장, 그리고 책장에 비례하여 나의 통장은 매우 널찍했다.


충격을 받고 물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물건들을 정리하며 놀란 건 구입했을 당시 정말 세련되고 예쁘다고 생각했던 물건들이 지금에 와서 보니 매우 촌스럽다는 사실이었다. 


버리기엔 아깝지만 그렇다고 지금 사용하기엔 너무나 유행이 지나서 촌스러워 보이거나 내 나이에 맞지 않는 아이템들이 많았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사용하기엔 나는 남의 눈을 의식하는 인간인지라 결국 그 가방은 다시 장롱 속에 방치되었다.


산더미 같은 물건들 속에서 나는 어딘가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모방소비에서 벗어나기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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