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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레몬 Jan 24. 2023

05. 몸에도 미니멀리즘이 필요해

     

모방소비는 단지 물건 구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유명한 먹방 유튜브를 보면 나도 모르게 유튜버들이 먹는 음식을 따라서 먹을 때가 있다. 한 사람이 연어를 산처럼 쌓아놓고 먹고, 대창 몇십인분과 소고기 몇십인분을 먹어치우는 먹부림을 우리는 쉽게 볼 수 있다.




먹방 유튜버들의 대창 먹방을 계속 보면 대창이 먹고 싶고, 마라탕 먹방을 연속으로 보면 마라탕이 먹고 싶다. 엽떡 먹방을 보면 머릿속에서 엽떡이 떠나질 않는다. 편리함의 시대이니만큼 음식 구입도 얼마나 편리한가. 방 안에 누워서 스마트폰 몇 번 클릭을 하면 먹고 싶은 음식이 내 집 앞에 배달된다.


뭐 어땨용, 한번 사는 인생인데 먹고 싶은 거 먹고 살게요.


예전에는 이런 마음이었는데,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건 텅 빈 통장 잔고와 건강 검진 통보서를 받아본 이후였다. 한 달에 주문한 배달음식을 계산해보니 수십만원이고 건강은 작년보다 악화되어있더라. 돈을 썼으면 건강이라도하던가, 건강하지 못 할거면 돈이라도 덜 써야하는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셈이었다.


우리는 자극적인 음식에 너무나 많이 노출되어있다. ‘푸드 포르노’라는 단어가 생겨날 만큼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컨텐츠를 다들 한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달고 짠 음식들을 조합해서 많이 먹는 것을 신기해하는 것을 넘어서서 대단하다고까지 여긴다. 


많이 먹는 것은 건강에 해로운 뿐 아니라 환경에도 해롭다. 인간의 고기 대량 섭취는 결국 고기 대량 생산을 야기한다. 축산업은 엄청난 메탄가스를 배출시키며 환경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배달음식을 한번 시킬 때마다 나오는 끝도 없는 플라스틱을 볼 때마다 이 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몸에도 미니멀리즘이 필요하다. 심각성을 인지한 뒤 몸을 깨끗하게 하는 재료를 사용한 미니멀한 식단을 짜는 방법을 고민했다. 


다음은 내가 애용하는 몇 가지 레시피다.


1. 양배추 볶음밥

①양배추 한 줌을 채썰어서 대파와 함께 식용유를 넣고 볶는다.

②양배추가 어느정도 익었으면 계란을 넣고 볶는다.

③매콤한 것이 좋다면 청양고추를 넣는다.

④굴소스를 넣는다.  

⑤밥을 넣고 같이 볶는다.


2. 양배추 전

①부침가루와 달걀 그리고 물을 약간 넣어서 반죽을 만든다. 

②양배추 한 줌을 채썰고 대파와 함께 반죽에 넣는다. 

③매콤한 것이 좋다면 청양고추도 같이 반죽에 넣는다.

④식용유를 넣고 앞뒤로 부친다.

⑤완성된 양배추 전에 마요네즈를 뿌리고 우스타소스를 듬뿍 뿌린다.


3. 양배추 찜

①양배추를 먹을만큼 그릇에 차곡차곡 담고 물을 4스푼정도 넣는다.

②비닐랩에 구멍을 뚫고 전자레인지에 8분정도 돌린다.

③다 쪄진 양배추에 밥을 넣고 쌈장과 함께 맛있게 먹는다.


4. 가지덮밥

①가지 하나를 어슷썰기해서 앞뒤로 노릇노릇 구워준다.

②양파를 채썰어서 볶고 굴소스 혹은 설탕과 섞은 간장을 약간 넣어준다.

③밥 위에 볶은 양파를 올린다.

④볶은 양파 위에 구운 가지와 계란후라이를 올린다.


5. 가지튀김

①튀김가루에 물을 넣어 반죽을 만든다.

②가지를 어슷썰기해서 반죽에 넣는다.

③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튀김옷을 입은 가지를 기름에 투하한다.

④바삭하게 익은 가지 튀김을 스리라차 소스에 찍어 먹는다.



야채 위주의 간단한 식사를 시작한 뒤 몇 가지 변화가 일어났다.


첫 번째:속이 더부룩하지 않다.

식사를 하고 난 뒤 속이 더부룩하고 부대끼는 느낌은 더 이상 없다. 항상 몸이 가볍다.


두 번째:일에 집중할 수 있다.

맵고 짜고 단 식사를 먹으면 혈당 스파이크가 일어나서 갑자기 몸이 나른해지거나 졸음이 밀려왔는데 이제는 졸음과 싸울 필요가 없다. 해야 할 일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세 번째:죄책감이 생기지 않는다.

배달음식을 먹으면 음식물 쓰레기와 플라스틱 쓰레기를 처리하는 게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예전처럼 플라스틱 쓰레기 처분을 고민하지 않고, 야채를 이용해 여러 음식을 만들 수 있으니 음식물 쓰레기도 덜 나온다. 오래오래 써야할 지구에 조금이나마 해를 덜 끼친다는 마음의 위안도 받는다.


집안 물건들을 정리하는 것처럼 몸에도 미니멀리즘이 필요하다. 자극적인 식단에 지쳤다면 채소 몇 가지를 이용한 식단을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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