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중유강 Jan 16. 2023

올해 계획은 아직입니다만,

- 오늘도 계획을 세웁니다

오늘이 벌써 1월 16일.
딱 보름이 지난 2023년인데, 나의 보름은 안녕했는지.
요즘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은 아무래도 '올해 계획이 뭐예요?'인 것 같은데, 이렇다 할 계획을 세우지 못한 나로서는 당혹스럽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자고로 계획이라면, 특히나 남들에게 발표할 만큼 거창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일기장 한 구석에 나만 알고 싶을 만큼 자잘한 계획은 계획으로서 가치가 있는지 자기 검열의 마음이 먼저 들고 만다.

인생이 어디 계획대로 됩답니까?라는 말을 매년 듣고, 계획은 어기라고 세우는 것 아니냐는 말을 웃으면서 하지만, 사실은 나도 계획을 세우는데서 나아가 '완료' 해보고 싶답니다. 그래서 지킬 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 싶은데 그럴라치면 그 계획이라는 것이 과연 거창한 것인가를 돌아보고야 마는 아이러니.

남들 다 세우는 '다이어트, 영어공부, 금연(저는 비흡연자입니다만)' 같은 것 말고, 나만 생각하며 만든 계획을 짜보는 데에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 그러나 물론 계획이 꼭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연말에 다 짰어야 할 것 같아서 나의 게으름을 탓하고 싶지만 지나간 시간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넘어가요. 저만 그런 거... 아니겠죠?!

올해는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을 하는데 무엇보다 그 일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겠지요. 적응의 당사자는 아이겠지만, 그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노심초사일지, 그걸 아이에게 티 내고 싶지는 않은 엄마 마음이랄까요. 옆에서 지켜보며 아이에게 필요한 것들을 함께 맞춰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옆에 있어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저는 바쁠 예정이지요.

오늘도 올해의 계획을 얘기하면서 '식물 키우기'를 얘기했어요. 아이가 태어난 이후로 집에 식물을 들여놓지 않았는데, 아이가 먹을까 봐, 아이가 더럽힐까 봐 등등의 이유를 들어 멀리했는데,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한 1년쯤 한 것 같아요.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마음은 결국 게으름이라는 생각이 들어 올해는 꼭 식물을 집에 들이려고 합니다. 어떤 식물이 좋을까요?!

그다음은 잘 모르겠네요. 해야 될 일들이 이것저것 떠오르긴 하는데 계획이라는 거창한 이름표를 달아줄 만한 것인가 망설이는 중이지요. 이를테면 체지방률 5% 줄이기, 책 xx권 읽고 글 남기기 같은 것들은 뭔가 신박하지 않은 느낌이 들거든요. 그래도 결국 다이어리에 적게 되겠지만, 그래도 아직은 고민하는 중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저의 올해 계획은 미완성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아비부의 자리에 계집녀를 넣으니 : 가녀장의 시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