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단연 여자팀추월 경기였다. 팀웍대신 개인플레이로 엄청난 욕을 먹다 못해 청화대 국민청원까지 올라가는 일까지 생겼다. 조직에서도 팀플레이와 개인플레이가 많이 보인다. 성향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항상 좋을 수만은 없다. 개인적으로 보면 인간성이 참 좋은데 팀에 도움이 안 되는 사람도 있고 개인 능력은 출중한데 그래서 팀에 도움이 안 되는 사람도 있다. 자고로 대한민국 조직에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적당히 착하고 적당히 출중해야 하는가보다.
나는 착하지 않으나 밉상은 아니고 출중하지는 않지만 적당히 일하는 사람 쪽인 것 같다. 어쨌든 팀에서 미움받은 적도 없고 과도한 개인플레이로 왕따를 당하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솔직히 나이가 좀 들어보니 팀플레이에 능한 사람이 개인플레이를 즐기는 사람보다 정이 가는 건 사실이지만 요즘의 트렌드는 팀플보다는 개플이 대세 같다. 내가 개플이 대세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개인 사를 공유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 너무 많은 걸 알면 다쳐 ’ 뭐 이런 느낌이다. ‘네가 지난여름에 한일을 알고 있다?’라는 식의 발언을 공식적으로 하는 게 금기 시 되는 것 같다. 하긴 쓸데없이 오지랖 넓게 남의 개인 사를 얘기할 필요도 없지만 공과 사가 분명한 선을 지켜줄 필요가 있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친한 팀원이라 해도 가족 얘기, 애인 얘기, 아이 얘기를 남들 있는 데서 아는 척하지 않는 게 맘 편하다. 오늘의 팀원도 뒤돌아 서면 남이고 오늘의 내 회사도 뒤돌아 나가면 끝인 세상을 살고 있다 보니 정을 덜 줘야 덜 다친다는 방어 의식이 작용하는 것 같다. 그래서 예전처럼 우리 회사, 우리 팀, 우리라는 개념이 강하지 않고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고 개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변하는가 보다.
둘째, 팀원을 키우려는 팀장보다는 자신의 실적을 어필하는 팀장/팀원이 더 많다. 어차피 개인 업적을 인정받아 연봉을 받는데 굳이 팀으로 평가받을 이유가 없다고 느끼는 듯하다. 물론 모든 조직이 그런 건 분명히 아니겠지만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지 모르겠다. 팀이 잘 나간다고 내가 잘 나가는 게 아니고 팀장 급여가 인상돼도 나랑 상관없는 남의 일이니 말이다. 결국 회사는 급여를 받기 위해 다니는 수단 또는 나의 커리어를 키우기 위한 발판 정도로 생각하는 게 아닐까? 아무튼 팀플레이가 내 인생에 도움이 되는지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선 내가 살아남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셋째, 내 색깔은 내가 지킨다. 팀은 내 색을 퇴색시키거나 내 삶을 희생시키는 존재다?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빨주노초파남보 알록달록 마음껏 개성을 펼치고 싶은데 회색, 검은색, 흰색으로 자꾸만 맞춰가는 느낌이 싫어 내 삶의 색을 지키기 위해 방어 벽을 세우는 게 아닐까? 내 시간, 내 취미, 내 여행, 내 가족을 뒤로 미루고 팀을 위해,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젊은 세대가 늘고있다. 그러다보니 조직도 변할 수밖에 없고 팀장이 팀원 개개인의 의견을 듣고 존중하는건 물론 눈치도 봐야 하는실정이다.
나도 팀보다 내가 소중하고 내 삶이 중한데 누가 누구보고 뭐라 할 수 있겠나? 각자의 방식대로 살지만 조금 양보하고 함께 지낼 필요성을 느낀다면 그나마 다행 아니겠는가? 팀플레이니 개인플레이니 하는 말로 이분하고 따지는 게 더 피곤한 세상이 다. 각자도생의 시대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르지만 서로 조금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좋겠다. 나라면? 너라면? 하는 마음 정도로도 좀 더 나은 조직 생활이 되지 않을까? 하는 작은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