탓할 대상을 찾는 이, 하수다.
오랫동안 내 손가락의 끝은 당신을 가리켰다.
나머지 손가락들이 나를 향하고 있는 줄 모르고
‘왜 나한테만 그래?’라는 말을 살짝 뒤집어 보자
‘내가 달라지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이 튀어나왔다.
생각은 얄팍하고 마음은 견고하다.
나의 벽은 오랫동안 엉겨 붙은 억울함으로 만들어져 있다.
벽에서는 종종 손과 발이 뻗어 나와
아주 오랜 시간 나의 목을 옥죄었고
당신들의 심장을 향해 비수를 겨눈다.
솜씨 좋은 대장장이라면 이 벽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아니, 내가 대장장이가 되어야 한다.
서투른 솜씨로 다듬어야지
얼기설기 창을 뚫고 문을 내고
그 문을 열고 나가야지
도로시의 세상이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는 순간처럼
세상은 그대로겠지만
내가 보는 세상은 달라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