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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태엽 Apr 05. 2021

무하마드 알리, vs 조지 포먼 2, 경기 후 인터뷰

위대한 이의 위대한 스피치

(전편에 이어서)

https://youtu.be/55AasOJZzDE

경기 풀영상, 21분 15초부터 1라운드가 시작된다.

무하마드 알리와 조지 포먼의 헤비급 챔피언 매치.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패행진을 달리던 포먼의 승리를 점쳤다. 알리가 포먼에게 패배하고 은퇴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알리는 정말 자신이 공언한 대로 스피드를 뽐내며 무대에서 전성기의 스텝을 보여준다. 1라운드에서 알리는 포먼에게 맞불을 놨고 관중들은 물론 해설자들까지 열광하기 시작했다. 알리는 우세한 모습을 보이며 1라운드를 마쳤다.

그리고 시작된 2라운드부터 알리는 갑자기 로프 쪽으로 몰리는 모습을 보이고, 빠져나오려고 하기는커녕 로프에서 계속 포먼의 펀치를 몸으로 막기 시작한다. 해설자들은 갑자기 알리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의아한 반응을 보였고, 심지어 알리의 코치진들까지 알리에게 계속 로프에서 빠져나오라고 소리치는 게 중계에 여러 번 잡혔다.


사람들은 알리가 자멸하는 길을 택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것은 복싱 역사상 가장 위대한 도박이라 불리는 'Rope-a dope' 전략이었다. 계속 스피드로 몰아붙이는 건 체력의 한계가 있고, 스텝을 따라 잡히게 될 거라 생각한 알리는 로프 쪽으로 이동해 오히려 포먼이 펀치를 계속 날리도록 유도했다. 로프의 반동이 포먼의 강펀치의 위력을 흡수했고 가드를 계속 올린 채로 팔이나 몸으로 펀치를 막아내 유효타를 줄였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트래쉬토크를 날리며 포먼의 심기를 건드렸고 포먼이 빈틈을 보이는 즉시, 기습적으로 유효타를 날렸다.


경기는 겉으로는 조지 포먼이 밀어붙이는 거로 보였지만 유효타는 많이 날리지 못했고 포먼은 알리의 펀치를 야금야금 맞으면서 지쳐간다. 당시 거의 모든 경기를 초반 KO로 끝냈던 포먼은 긴 라운드를 뛴 경험이 많지 않았고 실제로 4라운드부터 포먼은 지친 기색이 보이며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 거기에 눈 주위를 노리는 알리의 펀치에 얼굴은 퉁퉁 붓기 시작했다. 

포먼의 낙다운 장면

5라운드, 포먼은 남은 힘을 다 짜내서 알리에게 맹공을 퍼부었고 실제로 알리에게 위험한 순간이 있었지만 끝내 상황을 모면한다. 그리고 8라운드, 눈에 띄게 둔해진 포먼이 틈을 보인 순간 무하마드 알리는 정확한 펀치를 날리며 포먼은 낙다운시킨다. 모두의 예상을 깬 알리의 KO승이었다. 이로써 알리는 억울하게 타이틀을 뺏긴 지 7년여 만에 다시 챔피언 자리에 오른다.


경기가 끝난 후 기자 인터뷰에서 알리는 오히려 "Am I the Greatest Of All Time?"이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https://youtu.be/WHGgemFj8Qk?t=223

3분 43초부터

그가 말을 하려는데 주위가 너무 시끄러워서 계속 끊긴다. 


Everybody stop talking now. Attention!

모두 입 다물고 집중해. (이 말과 동시에 시끄러웠던 장내가 순식간에 조용해진다)


I told you! All my critics, I told you all that I was the Greatest Of All Time(GOAT,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이 줄임말을 따서 '염소'라고 부르기도 한다.) when I beat Sonny Liston. I told you today, I’m still the greatest of all time. Never again 'defeat me', Never again say that I’m going to be defeated. Never again make me the underdog. Until I’m about 50 years old, then you might get me.

비평가 놈들 내가 분명히 말했지? 내가 소니 리스턴을 이겼을 때(1964년), 내가 역대 최고(이하 GOAT)라고 말했지? 오늘(1974년) 다시 말하는데 난 여전히 GOAT야. 절대 날 못 이겨. 이제 내가 질 거라느니, 언더독(경기 등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쪽을 일컫는 말)이라느니 하는 헛소리들은 절대 하지마. 내가 50살쯤은 돼야 가능한 소리야.


I didn’t dance and I didn’t dance for a reason. I wanted to make him lose all his power. I kept telling him that he has no punch, couldn’t hit, he’s swinging like a sissy, he’s missing, let me see ya box! And I hadn’t started dancing yet! You can’t say my legs is gone, you can’t say I was tired, because what happened? I didn’t dance from the second round on.

내가 내 댄스(복싱에서 춤추듯이 스텝을 빠르고 경쾌하게 밟는 스타일을 일컫는 말)를 보여주진 않았어. 다 이유가 있었지. 포먼의 힘을 다 빼놔야 했거든. (경기 중에) 포먼한테 계속 말했어. 그놈은 펀치가 없다고, 제대로 치지도 못하고 기집애처럼 휘두리기만 하고 다 놓친다고. 난 계속 "제대로 된 복싱을 보여줘 봐!"라고 말했어. 그러면서도 내 춤은 시작도 안 했다고. 내 다리가 느려져서, 내가 지쳐서 그랬다고? 경기 결과를 봐! 난 2라운드 시작부터는 춤추지 않았어.


I stayed on the ropes! And when I stay on the ropes you think I’m doing bad. But I want all boxers to put this in the page of boxing: staying on the ropes is a beautiful thing with a heavyweight, when you make him shoot his best shots, and you know he’s not hitting you. I gave George two rounds of steady punching, because after that he was mine. He was falling, he was missing. I don't know if I'm gonna fight with him again or not.

난 로프 쪽에 계속 있었어. 당신들은 내가 로프에만 머물러 있을 때 내가 잘못됐다고 생각했을 거야. 하지만 모든 복서들이 이걸 복싱의 한 페이지에 새기고 명심해야 돼. 로프에 머무르는 전략은 헤비급에서 기가 막힌 전략이라는 거. 상대방으로 하여금 최고의 펀치를 날리게 하지만 제대로 맞추질 못하니까. 난 조지한테 두 라운드 동안 실컷 펀치를 갈길 시간을 줬어. 그러면 그다음부턴 경기는 내가 지배하게 되니까. 걘 계속 미끄러지고 펀치는 빗나갔어. 걔랑 굳이 다시 붙을 필요도 없을 것 같은데.


Q. 경기 중 조지 포먼한테 무슨 말을 했나요?


I told him he has no power. In the corners and in the clinches, I said, “Shoot your best shot. I’m going back to the ropes.” They told me he was strong. Then I look stronger than him?

포먼한테 펀치에 힘이 없다고 했어. 코너에서나 클린치(복싱 중 서로 껴안으면서 경기 진행을 잠시 중단시키는 상태)에서 말이야. "제대로 한 번 쳐봐! 난 로프로 다시 갈 테니까." 걔가 그렇게 세다고 떠들어 댔잖아. 그럼 이제 내가 더 센 건가?



Q. 어떻게 로프에 머물러 있어도 포먼이 당신에게 타격을 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 거죠? 


I was blocking, and I was pulling back. I have a radar built inside me to I know how to avoid his punches. And I tell you all of you out there, on your local radio shows mostly black stations I told you? “I’m gonna float like a butterfly and sting like a bee." His hands can’t hit what his eyes can’t see. So that’s what happened.

내가 계속 펀치를 막고, 뒤로 피했잖아. 내 몸속의 레이더가 걔 펀치를 어떻게 피할지 안다고. 그리고 (TV)밖에 너희들! 대개 다 블랙 스테이션(흑인 라디오 방송)이나 지방 라디오 방송이던데. 내가 말했지? 벌처럼 날아서 나비처럼 쏠 거라고! 눈으로 보지도 못하는 걸 어떻게 칠 수 있냐고. 그 결과가 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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