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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영 Nov 14. 2024

왠지 생각이 나서

사람마다 생각에 잠기는 계절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친구는 봄이 되면 연락하고, 어떤 동생은 가을이 되면 연락하거든요.

 

“날씨가 너무 좋아서 연락했어요.”

“단풍 보러 왔는데, 네 생각이 나더라고.”


마음을 잘 내놓지 않는 나 같은 사람에게 어쩜 이리 따뜻한 말들을 하는지 고맙고 신기합니다. 어제도 오랜만에 반가운 목소리를 들었는데, 그 인사말에서 오늘 쓸 글에 대한 실마리를 얻기도 했답니다.


“오늘따라 왠지 언니가 생각나서 연락했어요.”


위에서 ‘왠지’는 맞게 썼나요? 

‘웬지’라고 쓰면 어떨까요? 




오늘 고칠 문장

나도 왠만큼은 할 줄 알아.




1) 왠지


'지'는 ‘왜인지’의 줄임말입니다. 


'왜 그런지 모르게’ 또는 ‘무슨 까닭인지'라는 뜻을 갖고 있어 부사로 쓰이죠. 


덧붙여 ‘왠’은 혼자 쓰지 않고, ‘왠지’라는 두 음절 낱말로 써야 합니다. 


ㄱ.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다.

ㄴ. 오늘은 왠지 일이 잘 안 풀리네.

ㄷ. 왠지 그럴 줄 알았어.

ㄹ. 왠지 예뻐 보인다.




2) 웬지


‘웬지’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대부분 ‘왠지’를 잘못 쓴 것이죠.


그러나 ‘웬’이라는 낱말은 있습니다. ‘어찌 된’ 또는 ‘어떠한’을 뜻하는 말입니다. 


‘웬’ 뒤에는 항상 수식하는 명사가 따라옵니다.


ㄱ. 이게  떡이야?

ㄴ.  걱정을 그렇게 해.

ㄷ. 일이야?

ㄹ. 만한 건 다 있다.


이쯤 해서 오늘 고칠 문장을 다시 불러오겠습니다.


[보기] 나도 만큼은 할 줄 알아.


[고침 1] 나도 만큼은 할 줄 알아.


‘나도 (어떠한)만큼은 할 줄 알아.’와 같은 뜻으로 쓴 글이니, ‘웬’이 알맞습니다.  



나도 웬만큼은 할 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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