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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민 Oct 24. 2021

Epilogue: 어두운 면이 있어야 빛나는 법

인생의 빛과 어둠

"원래 사람은 어두운 면이 있어야 빛나는 법이야."


친한 친구와의 전화통화 중 내가 "책이 고 싶어서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있는데,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한테 만큼은 부끄러워서 못 보여주겠다"고 했더니 돌아온 답변이다.

아니, 내 친구는 무슨 시인인가. 어떻게 저런 표현을 다 쓰나. 역시 직업 디자이너답게 참 감수성 빛나는 표현이었다.


는 글을 쓰다 보니 나 자신이 발가벗겨지는 것 같다고, 내 속마음을 훤히 보여주는 게 너무 부끄럽다고 했다. 친구한테만큼은 내 좋은 면, 예쁜 모습만 보여주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그랬더니, 친구는 어느 핼러윈 때 코스튬을 입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본인 사진을 보내줬다.

"자, 그럼 우리 이제 쌤쌤이지?" 하면서.


친구는 내가 한창 글을 쓰냐마냐 고민하던 때에도 내게 글을 쓰라고 부추겼다.

내가 "솔직하게 못 쓰겠어. 혹시라도 클라이언트나 같이 일하는 분들이 나의 푸념하는 글들을 보면 어떻게 생각할지 눈치도 보이고. 이렇게 있는 그대로 내 속마음을 훤히 다 드러내도 될지. 비호감면 어쩌지."

이렇게 글쓰기를 망설일 때마다 그는 내게 '최대한 솔직하게, 내 마음속에 있는 그대로 다 쏟아부어 보라'는 조언을 해줬다.

내가 여전히 의심하고 망설이, 같이 일하는 분들 중에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읽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라고 나를 안심시켰다. 그러면서 평소에 전화로 내가 하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너무 짠해서, 그걸 글로 풀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자꾸만 글쓰기를 권했다.


그렇게해서 시간을 쥐어짜내 총 14편의 글을 쏟아냈다.

이 책은 솔직해도 된다는 친구의 말을 믿고 나의 심정들, 생각들을 글로 표현해본 나의 첫 시도이다.

힘들었던 시기, 별 쓸데없는 고민거리로 혼자 끙끙거리던 시절들을 담아.


돌아보니 친구 말처럼, 예전의 어두운 면들이, 한때는 깊게 파였던 골들이 지금의 나를 조금 더 빛나게 해주는 것 같다.

골이 어둡고  파일 수록 바깥 표면은 더 게 빛나겠지.

그런 믿음으로 앞으로 어두운 날들을 마주해도 더 훤히 빛날 미래를 기대하며 잘 버텨내 볼 생각이다.


지금 이 글 보고 있나, 친구?

이 책이 잘 되면 자네 덕, 잘 안 돼도 자네 탓.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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