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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lisopher Jan 18. 2019

현장 경관들은 매일 죽어가고 있다




현장 경찰관은 크게 3 유형으로 구분된다. 첫째는 육신이 서서히 죽어가는 자, 둘은 정신이 황폐해져 가는 자, 셋은 어느 날 갑자기 죽어버리는 자이다.


첫째는 날밤을 지새우면서 파괴되어 가는 뇌신경 세포, 혈압상승 등 혈관계 질환, 무거운 장비를 차고 장시간 단속으로 무릎과 허리 관절이 마모되어가는 등 인체 기능이 서서히 하지만 현저히 망가져가는 케이스다. 뇌의 노화, 심장 타격, 골병, 난임 가능성 외 누적된 과로가 주는 충격이 어떠했는지 대형버스 운전자의 사고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밤새 운전대를 잡고 있는 현장 경찰을 생각해보라. 그들이 시민의 안전을 지킨다고 생각해보라.


은 현장 경관은 사고로 훼손된 시신, 목맴 내지는 투신한 시신, 범행으로 살해된 시신 등 보통사람이라면 평생 한 번 볼까 말까 한 현장에 늘 있다. 또 아들 또는 조카뻘 되는 녀석, 젊고 쾌활한 아가씨, 지적인 아저씨와 아주머니 그리고 술로 떡이 된 사람들, 태어나 처음 만나는 이들에게 ‘짭새’ ‘C-8 nom’ ‘씨*럼아’ ‘*까’ 등 소위 구타를 유발케 하는 언어들을 듣고만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욕은 맞받아쳐줘야 맛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주리가 틀리는 고통 그 이상일 수도 있다. 이런저런 처참하고 참담한 상황을 보아야 할 뿐만 아니라 적극 개입해야 하는 이들, 현장 경찰의 정신건강이 온전할까?


은 범인 검거 현장 및 교통단속 중에 불의의 사고를 당하거나, 위 첫째와 둘째 요인이 축적되어 어느 날 유명을 달리해버린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작별을 나눌 기회를 주지 않는 이런 사고들은 품위 있게 죽어야 하는 인간의 존엄을 부순다.


완투 쓰리 합쳐 생각해 보면 현장 경찰은 오늘 죽거나 또는 내일 죽기 위해 서서히 망가져가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죽음 요소들이 개별적인 것 같지만 결코 따로 놀 수 없다. 첫째는 둘째를, 둘째는 첫째를, 첫째와 둘째는 셋으로 상호 깊은 연관을 맺고 있으니 현장 경찰은 매우 촘촘한 죽음의 그물에 갇혀 있는 셈이다.


현장 경관은 이런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그러므로 시민들은 긴장해야 한다. 경찰이 죽어간다면 시민의 안전도 죽어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민이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를 주장하고 싶다면 그들을 죽음으로 내 몰지 말아야 한다. 현장 경찰의 생명+정신+자존감이 부서지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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