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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잠깐 웃는 소리

사모님의 콧노래

by 소피아

숨이 찼다.
종아리는 후들거리고

머리카락은 흘러내리고
티셔츠는 땀에 젖어 등에 들러붙었다.


여느 때처럼

운동이 끝난 후

레몬향 바디미스트를 뿌렸다.

양팔 사이로 퍼지는 상쾌한 향기가

땀과 피로 위에 살포시 얹어졌다.


그 순간 별안간

콧노래가 흘러나왔다.


뚜루루, 음~
응흥흥~ 후우우~

별 뜻은 없었다.
어쩐지 약간은 like Jennie처럼

흥이 올랐다.


누가 들으면 민망할까 싶어

잠깐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거울은 멋에 취해 있는 나를

아까부터 빤히 보고 있었다.


아무렴 어떤가.

기분을 살며시 감싸주는,

콧노래라는 감정의 스카프를

이미 둘렀는 걸.


날 보고 있는 거울과

당당하게 눈을 마주치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눈가에 주름이 진다고

미소를 잃을 쏘냐!

삶이 그렇게 잠깐 웃었다.


개운함을 두르고 집에 도착해
현관문을 열면서도
"음응흥후우~"


어쩌면 콧노래는

어린 시절이 내게 남겨둔

작은 장난끼일지도 모르겠다.





감정적 사모님의 감정 요약


콧노래를 부를 때마다

젊어지는 기분이 든다.

아니, 젊어지면 좋겠다.


음표를 타고 과거로

흐으음~ 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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