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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의 새로운 여정

박진우 작가 ‘Still Alive’ 전시 리뷰 

by park j Feb 26. 2025

오랜만에 전시를 다녀왔습니다. 이번에 방문한 전시는 서예 전시였습니다. 전시의 초입에 "읽을 수 없는" 이라는 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서예 작품이 대부분 한문으로 만들어져 지금은 작품을 읽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작가는 서예가 가진 어려움을 재미있게 보여주며 서예의 가치를 보여주었습니다. 박진우 작가는 전통적인 서예의 개념을 새롭게 해석한 흥미로운 작품으로 먹과 종이 그리고 서예라는 매체를 실험적으로 변형하여 신선한 작품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일반적인 서예처럼 먹을 갈아 붓으로 쓰는 방식이 아니라 먹의 모양을 직접 찍어내는 탁본기법을 사용했습니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기존의 서예에서 느낄 수 없던 새로운 질감과 리듬을 만들어내며 작가의 의도처럼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예술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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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우 작가 Still Alive 전시전경박진우 작가 Still Alive 전시전경

전시장 내부는 조도가 낮아 작품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은은한 조명 아래에서 검은 먹이 만들어내는 깊은 색감과 종이의 질감이 더욱 돋보였습니다. 전시장에서 전시를 지키는 도슨트와도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 그 역시 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어 전시가 잘 준비되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오랜만에 큐레이터로 일했던 과거가 떠올라 묘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 


같은 건물 1층에서는 고흐와 카라바조의 전시가 열리고 있었는데 상대적으로 많은 인파가 몰려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박진우 작가의 전시장은 한산했습니다. 이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고흐와 카라바조는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인물들이지만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익숙한 작품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예술을 소중히 여기고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는 태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서예라는 전통적 매체가 얼마나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저에게도 새로운 영감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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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람을 마친 후 아트샵에서 판매하는 굿즈 속 문구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작가는 액자 제작 과정에서 속상한 일을 겪고 쓰지 않아도 될 에너지를 소모한 나머지 갑자기 서글픈 감정이 몰려와 결국 붓을 잡아 뭐라도 써야겠다는 마음으로 "카악 퉤"라는 글씨를 쓰며 마음이 진정을 시켰다고 합니다. 단순한 해학을 넘어 예술이 감정을 풀어내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다시금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 


[박진우 작가 SNS]

https://www.instagram.com/sisukjae

[전시정보]

https://www.sac.or.kr/site/main/show/show_view?SN=73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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